<에세이> 내 마음이 따뜻해지는 시 찾기
다사고 1학년 정지현
지난 11월 21일 보충 수업 시간, 학교 도서관에서 김경순 선생님과 함께 성큼 다가온 겨울을 맞이하여 ‘내 마음이 따뜻해지는 시 찾기’수업을 했다. 연일 쌀쌀한 날씨가 계속되어 시를 읽고 학생들의 마음이 따뜻해지기를 바라는 선생님의 의도가 있었다. 나는 책꽂이에 일목요연하게 꽂힌 시집 가운데서 시인 ‘신현림’의 <딸아 외로울 때는 시를 읽으렴>을 골라 책상 앞으로 돌아왔다. 친구들은 책꽂이에 기대어 서거나, 나처럼 책상 앞에 앉아 책장을 넘기는 소리 속으로 조용히 빠져 들어갔다.
<딸아 외로울 때는 시를 읽으렴>은 시인 ‘신현림’이 지금 생의 가장 아름다운 시절을 보내고 있는 당신에게 추천하는 시 90편이 실려 있었다. 나는 90편의 시 중 나의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시로 다음을 골랐다.
단 한순간만이라도
한순간이라도
당신과
내가
바뀌었으면 좋겠어요.
그래야 당신도
알게 될 테니까요.
내가
당신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D.포페
책장을 넘기다 이 시를 본 순간 나는 잠시 멈춰있었다. 그 지나간 많은 날 동안 내가 항상 하고 싶었던 말이었다. 따뜻함과 썰렁함이 묘하게 뒤섞이는 느낌이었다. 따뜻함은 시 그 자체였고, 시에 정곡을 찔린 내 안 어느 곳에선 썰렁함이 흘렀다.
겨울이 되면 우리는 한 해를 돌아보게 되고 주위를 둘러볼 여유가 생긴다. 그리고 한 때 신경 쓰지 못했던 가족들과 가까운 사람들이 생각난다. 사람들은 바쁠수록 서로에게 소원해지고 마음을 다 표현하지 못해 오해가 생기기도 한다. 아무리 진실한 마음을 표현해도 받아들이는 그들은 내가 아닌 이상 전부를 알지는 못한다.
나도 올 한 해 동안의 내 주위사람들을 떠올려 보았다. 작년까지만 해도 특별한 사이였던 친구인데, 바쁘다는 핑계로 안부 한번 묻기는커녕, 오는 연락조차 확인 하지 못했다. 나는 아직 그 친구를 예전과 같은 마음으로 좋아하지만 그는 내 마음을 알지 못하고 섭섭해 했을 것이다. 그와 내가 바뀌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랑한다는 말을 쉽게 하기 어려운 부모님, 소홀해진 친구, 애틋한 마음을 몰라주는 연인과 내가 바뀌었으면 좋겠다. 그래야 내가 그들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 텐데. 하지만 바뀔 수 없다는 걸 알기 때문에, 올 겨울은 마음을 표현하고 사랑을 나누며 따뜻하게 보낼 생각이다. 창문 밖에서는 바람이 차게 불었지만 도서관 안, 그 시를 읽고 느끼는 순간만큼은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따뜻함이 나를 끌어안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