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변시리즈3
늘 시원하고 싶습니까?
영화 ‘광해’를 보면 왕이 아닌 한 남자가 왕의 모습으로 위장을 하며 우스꽝스러운 연기를 펼친다. 그 중에서도 대변을 보는 장면은 큰 웃음을 준다. 왕은 대변을 볼 때도 특별한 대우를 받는다. ‘매화틀’이라고 하는 이동식 변기에 변을 보고나면, 그 매화틀 째로 의관들에게 보여주어 왕의 건강상태를 확인한다. 몸속 긴 여행을 지나온 변의 상태가 그만큼 중요한 역할을 하나보다.
진료실에서는 대변을 잘 보기 위한 온갖 비법들이 쏟아져 나온다. “선생님, 제가 바나나를 먹으면 변을 잘 볼 수 있을까요?”, “따뜻한 차를 많이 마시면 변을 잘 본다던데요.”, “변비에는 청국장 가루가 최고에요!” 이런 수 많은 방법들이 모두 틀린 것은 아니지만 모두 맞는 것도 아니다. 그렇기에 대변을 잘 보기 위해선 잘 먹어야 한다.
변비에 좋다고 알려진 바나나?
바나나는 식이섬유소가 풍부하여 대변을 보기 좋다고 알려져 있는 대표적인 과일이다. 하지만 이것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식이섬유소가 풍부한 것은 맞지만 바나나에 함유된 탄닌이라는 성분은 변을 단단하게 만들어 오히려 변비를 악화시킨다. 탄닌은 특히 덜익은 초록색바나나에 많이 함유되어 있어서 설익은 바나나를 두어개 먹는다면 변비 환자에게 더욱 큰 고통을 줄 것이다. 아기들에게는 더욱 심한 변비를 유발할 수 있으니 되도록 바나나 대신 다른 과일을 먹이도록 하자! 배, 키위, 사과, 복숭아, 수박 등 다양한 제철과일들은 수분함량이 높을 뿐만 아니라 식이섬유소가 풍부해 쾌변에 도움을 준다.
커피를 마시면 장운동이 활발해져 변을 잘 볼 수 있다?
모닝커피 한 잔으로 아침식사를 대신하는 현대인들이 많아지는 요즘, 하루 한 잔의 커피 정도는 아침의 필수코스가 아닌가 싶다. 커피를 마시는 것이 과연 장운동과 어떤 관련이 있을까? 필자는 실제로 아침 공복에 커피를 마시면 변의를 느끼고 화장실로 달려간 경험이 종종 있다. 그래서 어떨땐 변을 보기 위해 커피를 일부러 마시기도 한다. 커피에는 흔히 알려져 있듯 카페인이라는 성분이 있어 그것 때문에 변을 보기 쉽게 한다는 착각을 한다. 하지만 이는 틀리다. 커피나 홍차, 녹차와 같은 따뜻한 차종류가 장운동을 활발하게 하는 것이지, 카페인이 이런 역할을 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꼭 커피가 아니더라도 아침에 따뜻한 차 한잔은 쾌변의 시작이 될 수 있다.
우유를 마시면 항상 묽은 변을 본다?

우유에는 칼슘, 리보플라빈, 칼륨 등 다양한 영양소가 함유되어 있지만 유독 이 우유만 마시면 설사를 하는 분들이 많다. 한국인의 75%정도가 우유 섭취 후 복통이나 설사증상이 나타나는 유당불내증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유당불내증은 유당의 소화효소인 유당분해효소(Lactase)의 부족으로 발생한다. 유당이 소장에서 분해되어야 하는데 이것이 분해 흡수되지 못하면서 대장에서 가스를 발생시키고 복통, 설사가 발생하게 된다. 우유의 좋은 성분들이 많다 해도 설사 때문에 꺼려진다면 다음의 방법들을 사용해 보자. 첫째, 따뜻하게 데워마신다. 찬우유를 공복에 마시면 유당불내증이 없는 사람도 묽은 변을 보기도 한다. 그러므로 찬우유 대신 따뜻하게 데운 우유는 조금 도움이 된다. 둘째, 유당을 뺀 우유를 마신다. 설사의 원인인 유당을 제거한 우유가 시중에 있으므로 이를 이용하면 설사를 예방하고 우유는 쉽게 마실 수 있다. 이런 방법들을 이용하여 우유로 인한 부작용을 최소화 하고, 건강은 극대화 할 수 있기를 바란다.
음식을 먹는 행복만큼이나 화장실에서 시원하게 변을 보는 행복도 중요한 요소이다. 작은 상식들을 아는 지식으로 음식은 맛있게 먹고, 용변은 시원하게 볼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