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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녹색 감옥’에 갇힌 대니산, 2040 공원녹지기본계획은 누구를 위한 청사진인가

등록일 2026년02월13일 10시27분

[칼럼] ‘녹색 감옥에 갇힌 대니산, 2040 공원녹지기본계획은 누구를 위한 청사진인가

'희망 고문'을 넘어 행정 폭력으로 다가온다.

 

조여은 더피플매거진 대표 조여은 더피플매거진 대표

 

최근 대구시가 발표한 ‘2040 공원녹지기본계획의 핵심 기조다. 일몰제 이후의 변화를 반영하고 장기적인 공원 녹지 정책을 수립하겠다는 취지에는 십분 공감한다. 하지만 화려한 청사진 뒤에는 수십 년간 재산권 침해라는 고통 속에 신음해 온 달성군 현풍읍·구지면 대니산 주민들의 눈물이 있다. 주민들에게 이번 2040 계획은 희망이 아닌, 또 다른 희망 고문이자 행정의 폭력으로 다가온다.

 

대구시의 데이터에 따르면 달성군은 ‘1인당 공원면적 충족지역으로 분류된다. 현풍읍·구지면 대니산 일대 14.39가 거대한 녹지 축으로 잡혀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수치는 주민들의 희생 위에 쌓아 올린 통계의 착시일 뿐이다.

 

대니산의 비극은 행정의 이름표 바꿔 달기에서 시작되었다. 2002년 대구시는 이곳을 도시계획시설(공원)로 결정·고시했다. 문제는 그 이후다. 장기미집행 도시계획시설 일몰제(일정 기간 사업이 진행되지 않으면 공원 지정이 해제되는 제도)의 압박이 다가오자, 대구시는 20111020, 이곳을 슬그머니 도시자연공원구역으로 변경 지정했다.

 

이것은 단순한 명칭 변경이 아니다. ‘도시계획시설인 공원은 시간이 지나면 해제될 가능성이라도 있었지만, ‘용도구역(도시자연공원구역)’으로 전환되면서 일몰제의 적용을 받지 않게 되었다. , 시가 땅을 매입하지 않아도 영구적으로 개발을 제한할 수 있는 행정적 알박기가 합법화된 것이다.

 

주민들은 20년 넘게 내 땅에 나무 한 그루 마음대로 심지 못하고, 창고 하나 제대로 짓지 못하는 고통을 겪어왔다. 2012년 국토부가 지침을 개정하고, 2014년부터 적정성 검토가 시작되었다고는 하나 결과는 초라했다. 2019년과 20212차례에 걸친 정비 고시를 통해 감면된 면적은 전국적으로 약 16에 불과했다. 전체 면적(1,581)에 비하면 언 발에 오줌 누기식의 생색내기에 그친 것이다.

 

이번 공청회 자료에 따르면 대니산 도시자연공원구역은 여전히 14.39라는 방대한 면적으로 묶여 있다. 대구시는 지침에 의거한 구역계 검토 후 향후 도시관리계획 변경을 추진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다.

 

2040 계획이 진정 지속 가능한공원 녹지 체계를 꿈꾼다면, 그 지속 가능성에는 주민의 생존권도 포함되어야 한다. 실제 공원 기능을 하지 못하는 농경지나 취락 지구, 산 자락의 경계 부지까지 획일적으로 묶어두는 것은 공익을 빙자한 사유재산 강탈이다.

 

대구시민의 55%가 집 근처에서 도보로 산책을 즐긴다는 조사 결과가 있다. 하지만 현풍읍·구지면 주민들에게 대니산은 휴식처가 아니라 족쇄다. 동대구, 칠곡 등 도심의 공원 부족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는 높이 사지만, 그 녹지율을 맞추기 위해 외곽 지역 주민들의 희생을 담보로 잡는 방식은 이제 멈춰야 한다.

 

오는 202612월 최종 확정될 ‘2040 대구광역시 공원녹지기본계획에는 단순한 수치 맞추기가 아닌, 실질적인 정의(Justice)’가 담겨야 한다. 대니산 도시자연공원구역 내 실효성 없는 부지의 과감한 해제, 그리고 장기간 재산권 침해에 대한 정당한 보상 방안이 이번 계획의 핵심 의제로 다뤄져야 한다.

 

공원은 사람을 위해 존재한다. 그 땅의 주인인 주민이 피눈물을 흘리는 공원은 더 이상 녹지가 아니라 녹색 감옥일 뿐이다. 대구시는 이제라도 행정 편의주의라는 장막을 걷어내고, 대니산 주민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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