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12월 3일, ‘양두구육(羊頭狗肉)’의 민주주의를 경계한다
유해남 (국민의힘 경남도당 대변인)
2025년 12월 3일, 다시금 민주주의의 무게를 생각하게 되는 아침입니다.
정확히 1년 전 오늘, 대한민국을 뒤흔들었던 ‘비상계엄’ 사태는 우리 헌정사에 씻을 수 없는 상처와 교훈을 동시에 남겼습니다. 그 거대한 소용돌이는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과 정권 교체라는 결과로 일단락되었습니다. 당시의 사건이 남긴 가장 뼈아픈 교훈은 “자유민주주의 시스템은 결코 완전무결하지 않으며, 외부의 충격과 위협에 생각보다 훨씬 취약하다”는 사실이었습니다.
그러나 1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또 다른 형태의 심각한 ‘헌법 파괴’를 목도하고 있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 주체는 민주주의 회복을 외치며 들어선 이재명 정부와 거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입니다.
‘입법’의 탈을 쓴 사법 장악 시도
지난 1일, 국회 법사위 소위에서 벌어진 풍경은 충격적이었습니다. 민주당은 수적 우위를 앞세워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 ▲법 왜곡죄 신설법 ▲공수처 권한 확대법 등 3건의 쟁점 법안을 일방적으로 처리했습니다. 법원행정처와 법무부, 경찰청 등 실무 부처들이 “사법부의 독립을 해칠 우려가 있다”며 사실상의 반대 의견을 피력했음에도, 그들은 아랑곳하지 않았습니다.
이 법안들의 본질은 명확합니다. 사법부를 집권 여당의 입맛대로 재편하고, 판사의 판결을 통제하며, 공수처를 정권 연장의 도구로 삼겠다는 것입니다. 이는 헌법이 규정한 ‘삼권분립’과 ‘법치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행위이자, 대한민국을 민주당의 ‘1당 독재 국가’로 만들겠다는 내심을 드러낸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누가 헌정질서를 파괴하고 있는가
현재 민주당은 야당에게 끊임없이 ‘내란 세력’이라는 붉은 낙인을 찍으려 혈안이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정작 입법권을 무기로 헌법 원리를 무너뜨리는 자신들의 행태야말로 ‘사실상의 내란’이자 헌정질서 문란 행위임을 그들은 애써 외면하고 있습니다.
겉으로는 ‘민주주의 수호’를 외치지만, 뒤로는 사법 시스템을 장악하여 자신들의 권력을 공고히 하려는 태도. 이것이야말로 양 머리를 걸어놓고 개고기를 파는 ‘양두구육(羊頭狗肉)’의 전형이 아닐 수 없습니다.
기념일 지정 뒤에 숨은 정치적 셈법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대통령실과 민주당이 12월 3일을 ‘민주화운동 기념일’로 지정하려는 움직임입니다. 겉으로는 12.3 사태를 기억하고 민주주의를 기리겠다는 명분을 내세우지만, 그 속내는 내년 지방선거까지 ‘내란 심판론’을 끌고 가려는 고도의 정치적 계산이 깔려 있습니다. 이재명 정부 출범 1주년과 맞물려, 과거의 사건을 현재의 실정을 덮는 방패막이로 삼으려는 의도가 다분합니다.
진정한 민주주의를 위하여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고, 양심의 자유를 무시하며, 대중을 동원한 ‘인민재판’식 여론몰이가 계속된다면, 머지않아 거대한 역풍이 불어닥칠 것입니다. 국민은 어리석지 않습니다. ‘민주주의’라는 간판 뒤에서 행해지는 ‘독재적 발상’을 꿰뚫어 보고 있습니다.
12월 3일 오늘, 우리는 진정으로 헌법 가치를 지키는 길이 무엇인지 냉정하게 되물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