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세자 스승’ 삼산 류정원 향불천위 모신 330년 고택
류인식·류림 등 배출…조선 후기 명문가에서 항일운동 명가로
국가유산청 “조선후기 반가 특징 잘 남아…역사·학술 가치 높아”
| | | 안동 전주류씨 삼산고택 전경 (사진=국가유산청 제공). 뉴시스 | | |
[안동(경북)=더피플매거진] 조선 후기 사도세자의 스승을 배출하고, 일제강점기에는 3대에 걸쳐 독립운동가 10여 명을 길러낸 안동의 한 고택이 그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아 국가민속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국가유산청은 21일, 경북 안동시 예안면에 있는 '안동 전주류씨 삼산고택'을 국가민속문화유산으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1693년에 건립된 것으로 추정되는 삼산고택은 330년 넘는 세월을 묵묵히 지켜온 역사의 현장이다. 이곳은 ‘주역(周易)’ 연구에 매진해 『역해참고』 등 다수의 저술을 남긴 조선 후기의 대학자이자, 사도세자의 스승이었던 삼산(三山) 류정원(1702~1761) 선생의 향불천위(나라에 공이 있어 영원히 제사를 지내도록 허락된 신위)를 모시는 종가다. 정약용의 『목민심서』에 모범 지방관 사례로 11차례나 등장할 만큼, 그는 당대의 존경받는 인물이었다.
고택은 안채, 사랑채, 사당 등 총 5동으로 구성된 경북 북부지방의 전형적인 ‘ㅁ’자형 뜰집 형태를 띠면서도, 안채와 사랑채를 별동으로 지어 내외 공간을 명확히 구분하는 등 독특한 건축적 특징을 지니고 있다. 특히, 안방을 대청과 나란히 배치한 안채의 평면 구성은 일반적인 안동 지역 가옥과 다른 특성을 보여줘, 조선 후기 반가(班家) 건축 연구의 귀중한 자료로 평가받는다.
| | | 안동 전주류씨 삼산고택 안채 전경 (사진=국가유산청 제공). @뉴시스 | | |
특히, 삼산고택이 주목받는 이유는 조선시대 명문가의 명예를 넘어, 구한말과 일제강점기에는 3대에 걸쳐 항일 독립운동가들을 배출한 ‘독립운동의 산실’이라는 점이다.
개화기 선구자였던 동산 류인식은 1907년 안동에 협동학교를 세워 신교육과 계몽운동에 헌신했으며, 의병대장 류시연과 류창식은 총칼을 들고 일제에 맞서 싸우다 순국했다. 류필영과 그의 아들 류만식은 유림을 대표해 파리장서의거를 주도했으며, 류림은 상해 임시정부 국무위원으로 조국 독립에 생애를 바쳤다.
이외에도 6·10만세운동을 이끈 류면희, 신간회 안동지회를 이끈 류기태·류기만·류기복 형제, 한국광복군으로 활약한 류기준 선생 등 수많은 후손이 교육, 외교, 무장투쟁 등 독립운동의 모든 전선에서 치열하게 싸웠다.
국가유산청은 “안동 전주류씨 삼산고택은 조선 후기 반가의 건축적 특징이 잘 남아있을 뿐만 아니라, 조선시대 명망 높은 학자를 배출하고 근대기에는 수많은 독립운동가를 길러낸 집안의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어 역사적, 학술적 가치가 매우 높다”고 지정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