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양 마천산에 가면 ‘삼보일배(三步一拜)’하는 스님이 있다
-삼보일배 3년 결사 ‘불광사 혜선스님’
-매주 일요일 중생을 위해 참회의 길을 걷다
지하철2호선을 타고 문양역에 내리면 마천산이 보인다. 마천산에 가면 삼보일배하는 스님이 있다. 불광사 혜선스님이다. 매주 일요일 오전 8시. 등산객들은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혜선스님을 볼 수 있다.
마천산 입구에서 혜선스님을 만났다. 꽃샘추위 때문인지 아침 공기가 차갑다. 스님의 옷차림이 기이하다. 무릎보호대 대신 비닐을 감고 장갑 위에 비닐장갑을 했다. 범상치 않은 기운이 느껴진다.
오늘은 혼자가 아니다. 신도 두 명이 함께 한다. 수성구 파동에서 온 강모(57)씨는 “스님이 삼보일배를 하는 모습을 보고 나도 모르게 불심이 생겼다. 전에 해본 삼천배보다 삼보일배가 훨씬 힘들다.”며 “오늘은 스님을 따라 할 수 있는 만큼 해보겠다. 3년 동안 한다니 존경스럽다.”고 동참의지를 밝혔다.
스님은 입구에서 관음봉까지 5km에 해당하는 거리를 5시간 가량 삼보일배로 올라간다. 총 7.5km중에서 3분의 2정도의 거리에 해당하는 구간을 삼보일배하고 나머지 구간은 걸어서 내려온다. 2016년 11월 6일에 처음 시작해서 2019년 11월 5일까지 3년 결사를 목표로 시작한지 4개월이 다 되어간다.
삼보일배는 전통적인 불교수행법이다. 세 걸음 걷고 한번 절하는 삼보일배는 불보, 법보, 승보의 삼보(三寶)에 귀의한다는 뜻이다. 한걸음에 부처님께 귀의하고, 둘째 걸음에 부처님 가르침에 귀의하고, 마지막 걸음에 스님들에게 귀의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또한 탐(貪,이기심과 욕심), 진(瞋,성내고 분노하는 마음), 치(癡,어리석고 밝지 못한 마음)를 멸한다는 의미도 있다. “세 걸음 걷고 한번 절하면서 자신이 지은 모든 악업을 뉘우치고 깨달음을 얻어 생명을 사랑하고 돕겠다는 수행이다. 사람은 알고도 짓고 모르고도 죄를 짓는다. 스스로 짓기도 하고 남을 시켜서도 짓기도 한다. 이런 악업들을 참회하기 위해 삼보일배 수행을 하는 것이다.”
삼보일배를 하는 중에는 묵언수행도 함께 한다. 스님이 내뱉는 숨소리만 간간히 들릴 뿐 스님은 말이 없다. 마천산에서 매주 만나는 등산객들이 말을 걸어도 스님은 묵묵부답이다. 불자들은 합장하며 ‘성불하십시오’ 인사를 하고 불자가 아닌 사람들은 ‘저 스님은 무슨 죄를 지었기에 저렇게 힘든 수행을 하는 것일까?’하고 궁금해 한다.
“2012년 인제 용화선원에서 하루에 천배씩 3개월 동안 십만배를 한 적이 있다. 내가 지은 업이 많아 참선공부에 진척이 없어 삼보일배를 해서 참회를 하고 싶었다. 그때 선원에서 하지 못한 삼보일배를 속세에 나와 하게 될 줄은 몰랐다. 3년이란 시간이 길수도 있지만 지나고 나면 찰나이고 한순간이다. 지금 할 수 있을 때 하는 것이 가장 좋다.”
마천산은 산이 크지도 않고 완만한 능선이 많아서 삼보일배하기에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 혜선스님은 마천산을 삼보일배의 성지로 만들고 싶어 한다. “소승이 시작한 삼보일배가 씨앗이 되어 많은 스님들과 신도들이 동참했으면 좋겠다. 불자가 아니라도 삼보일배를 하면서 자기를 낮추고 참회할 수 있다. 문양 마천산이 삼보일배의 중심도량이 되고 성지가 되기를 지극한 마음으로 발원한다.”
스님은 또한 마천산에 기회가 되면 조그마한 절을 짓고 싶어한다. 누구든 삼보일배하면서 잠시 쉬어갈 수 있는 절을 만드는 것이 또 하나의 목표이다.
스님이 내딛는 발걸음 하나하나에 스님이 가진 염원과 중생을 위한 참회가 마천산 능선을 넘어 온누리에 퍼져나가길 바란다.
민숙정 기자 bisul0826@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