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지면 법화사 신도모임인 천왕회 석굴암 가는 길
1200년 세월을 훌쩍 뛰어넘어 우리앞에 온화한 미소를 보이는 석굴암 본존불을 유리벽 넘어가 아닌 가까이서 볼 기회가 생겼다. 구지면에 위치한 법화사(주지스님 수정) 신도모임인 천왕회에서 18일, 경주 불국사와 석굴암으로 기도 가는 길에 함께 나섰다.
평소 불심이 큰 것도 아닌데 본존불을 본다는 생각에 전날 밤 잠을 많이 설쳤다. 아직 어둠이 가시지 않는 새벽 5시 집을 나섰다. 차가운 바람이 폐 깊숙이 들어 왔으나, 추위보단 상쾌함이 더 큰 새벽이다.
7시, 40여 명의 신도가 탄 버스가 출발했다. 가르침의 종교가 아닌 깨달음의 종교인 불교는 인연이 가장 소중하다고 강조한 수정 스님은 “새해에는 모든 분들이 행운이 가득하고 맘이 편안한 한해가 되길 바란다”는 덕담도 했다.
어둑어둑하던 창밖이 어느새 붉은 물들더니 금새 태양이 하늘 높이 떠 올랐다. 버스도 석굴암 주차장에 도착했다. 산 정상이라 바람에 매섭고 차갑다. 옷깃을 한번 더 세우고 매표소를 향해 걸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의 표지석이 먼저 반긴다. 매표소에서 석굴암까지 굽이굽이 길을 걸으니 은빛 물결 넘실거리는 동해바다를 보니 세속에서 서방정토로 향하는 것 같았다.
드디어 석굴암에 도착했다.
예불 시간에 맞춰 오전 10시 석굴 안으로 들어섰다. 나도 모르게 작은 탄성이 나왔다. 생각보다 석굴 안은 어머니 품처럼 따뜻했다. 합장 후 석가여래불 오른편으로 천천히 돌아보았다. 중간에 잠시 멈춰 눈을 감으니 1200여 년 전 불국정토를 꿈꾸던 신라인의 이상이 느겨졌다. 군 제대 후 20년만의 예불이다. 열심히 살았다고 생각했는데, 돌이켜보니 나를 위해서만 열심히 산 것 같았다. 가족에게 미안하고 직장 동료에게도 미안했다. 법구경에 ‘게으르게 사는 이의 백년은 노력하며 사는 이의 하루만 못하다’는 말처럼 앞으로 열심히 살아야겠다. 주위를 돌아보면서... 2시간만에 석굴에서 나오니 정오의 햇살이 더욱 눈부시게 내려고 있었다.
석굴암은 서기 751년 신라 경덕왕 때 당시 재상이었던 김대성이 창건하기 시작하여 서기 774년인 신라 혜공왕 때 완공하였으며, 건립 당시의 명칭은 석불사로 칭하였다.
석굴암의 석굴은 백색의 화강암재를 사용하여 토함산 중턱에 인공으로 석굴을 축조하고 그 내부 공간에는 본존불인 석가여래불상을 중심으로 그 주벽에 보살상 및 제자상과 역사상, 천왕상 등 총 39체의 불상을 조각되어 있다.
본존불인 석가여래불은 고요하고 결가부좌한 모습, 가늘게 뜬 눈, 온화한 눈썹, 미간에 서려있는 슬기로움, 금방이라도 말할 듯한 입과, 코, 길게 늘어진 귀 등 그 모든 것이 내면에 깊은 숭고한 마음을 간직하도록 조성된 것으로서 세계에서도 가장 이상적인 미를 대표하고 있다.
요즈음 석굴암은 시련의 시기다. 1000여 년을 지하수와 원형의 석굴을 이용하여 자연 환기를 이용한 석굴암은 일제강점기 때 시멘트로 복원 되면서 결로 현상으로 급격한 풍화작용을 겪어 지금은 유리문을 통해서만 본존불을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