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정취 가득한 벽화세상, “담장, 흙빛의 그림이 되다”
- 달성관광 나들이, 제 2코스 ‘마비정 벽화마을’
본보는 봄을 맞이하여 달성군을 대표하는 레포츠 문화시설 및 나들이 코스를 5부로 나눠 연재하며, 그 두 번째 코스로 ‘육신사’에 이어 ‘마비정 벽화마을’을 소개한다.

화원읍 본리2리에 소재하고 있는 마비정 벽화마을은 남평문씨세거지를 지나 2㎞ 정도 올라가면 위치하고 있는 마을로 비슬산 자락이 병풍처럼 마을을 휘감고 있어 그야말로 천혜자연을 간직하고 있는 전통 자연부락이다.

달성군은 농촌의 옛 모습을 간직한 마비정 마을을 개발보다는 보존이라는 역발상을 통해 지역 관광명소로 꾸미기 위하여 2012년 5월부터 총 11억원의 예산 투입하고 각종 사업을 벌였다. 그 결과, 마비정 마을에는 평일 평균 관광객 300여명이 방문하고 주말은 2천여명이 몰려들고 있으며 지금까지 50만여명이 넘는 관광객들이 오간 유명 관광지로 탈바꿈하게 되었다.
마비정이라는 마을 이름의 유래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고 한다. 먼저 주인의 손에 안타깝게 목숨을 잃은 명마에 얽힌 전설로 어느 장군이 마을 앞산에 올라 건너편 산에 있는 바위를 향해 화살을 쏘며, 말에게 화살보다 늦게 달려가면 살아남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이에 말은 온 힘을 다해 재빨리 바위를 향해 달려갔지만 결국 화살을 따라 잡지 못해 장군에게 죽임을 당하였고 이를 본 마을 사람들이 말을 불쌍히 여겨 마비정이라는 정자를 세우고 추모했다고 한다.

또 다른 유래는 이 마을은 청도나 가창지역 주민들이 한양을 갈 때 말을 타고 지나가던 곳으로 피로가 쌓인 사람들이 정자에서 쉬어 가거나 못이 좋아 말이 물을 마시는 장소로 사용되었다 하여 마비정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는 설이 있다.
마비정으로 향하는 마을 어귀에는 대한민국 장승 명인인 김종흥 선생이 제작한 높이 5m, 지름 50㎝의 천하대장군과 지하여장군이 나란히 서서 길손을 맞이한다. 대형 장승을 지나 시원하게 트인 도로를 따라 걷다 보면 벚꽃이 활짝 만개하여 그 꽃잎이 바람에 흩날려 분홍의 꽃 비가 내리고 있으며, 다시 1km쯤 걸어 올라가면 마비정 마을이 그 모습을 드러낸다.
마비정 마을은 35가구가 모여 사는 작은 마을이지만 소박하고 인정이 넘치는 시골의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으며, 그 중 20여 가구가 국수, 술빵, 파전, 농산물 등을 판매하며 생업을 이어가고 있다.
마을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길게 즐비하고 있는 흙빛의 토속적인 벽화가 눈에 띈다. 마비정 마을의 벽화는 이재도 화백의 작품으로 원래는 마을 초입에만 벽화를 그려 넣으려 했지만, 반응이 좋아 마을 전체로 작업을 확대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재도 화백은 창가에 앉아 있는 찌르레기 그림을 시작으로 연관성 유지를 위해 혼자서 3개월간 밤낮을 가리지 않고 담벼락에 나무, 꽃, 동물 등의 농촌 풍경을 그려 넣으며 벽화 작업에 몰두하였다. 그 결과 마비정의 담벼락은 회색의 삭막한 시멘트 칠이 아닌 따뜻하고 고즈넉한 농촌풍경을 느낄 수 있는 벽화들로 채워지게 되었다.

마비정 마을의 흙길을 찬찬히 걷다 보면 매화나무가 가득 핀 한옥의 뜰, 솟을대문 안쪽의 고래등 같은 기와집, 초가집의 풋풋한 채마밭 등 향토적인 마을의 속내를 고스란히 엿볼 수 있다. 또한, 요즘 도시에서는 쉬이 찾아볼 수 없는 참새와 찌르레기의 노랫소리는 우리의 향수를 자극한다.
현재 마비정 마을에서는 농촌체험 전시장 및 옛 우물 복원, 마을 누리길, 꽃마을, 주말체험 농장 등을 조성·운영하고 또, 사랑나무로 알려진 수령 100년의 돌배나무와 느티나무의 연리목이 자리 잡고 있어 관광객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울창하게 그늘진 멋스러운 대나무 터널길과 장수의 소원을 들어준다는 거북바위, 그리고 부부 사이 금실을 좋게 해주고 아이를 잉태하게 해 준다는 재미있는 전설을 지닌 남근 갓바위 등도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마비정 관광의 필수 코스이다. 또, 마을의 맨 끝자락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둘레 1m, 높이 15m에 달하는 수령 60년의 옻나무도 멋을 자랑하고 있어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마을 곳곳에는 관광객들이 여유를 즐기며 쉬어갈 수 있는 향토적인 정자와 물레방아가 설치되어 있으며, 농촌체험전시장 마당에 위치한 ‘느림보 우체통’은 두 팔을 가득 벌리고 익살스러운 모습으로 관광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느림보 우체통은 마비정 벽화 마을을 배경으로 만들어진 엽서를 구매하여 소중한 추억과 이야기를 적어 넣으면 1년 뒤 나에게, 가족에게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에게 배달되는데 해당 엽서는 농촌체험전시장에서 판매하고 있다. 필자가 마을을 방문한 사월 초순은 느림보우체통 오른편에 위치하고 있는 원두막이 비바람 등의 자연재해로 인하여 보수·공사 중이었으며, 이는 이른 시일 내에 완공될 것으로 보였다.


마비정 벽화마을은 현재 달성군을 대표하는 관광의 메카로 달성을 넘어 전국적으로 주목받고 있으며, 지난해 9월 이 마을에서 촬영한 SBS의 인기 프로그램 "런닝맨"이 방영된 후 전국각지에서 많은 사람들이 찾아들고 있다.
또한, 지난해 11월 29일에는 벽화마을 조성사업을 통해 기획재정부와 안전행정부가 후원하는 ‘2013 대한민국 공공경영대상’ 시상식에서 ‘지역 경제발전 부문 대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은 바 있으며, 현풍도깨비 시장과 함께 ‘한국관광의 별’ 후보지로 올라 그 명성을 확인하고 있다.
마비정 마을은 달성의 대표 관광지로 화원동산, 남평문씨본리세거지, 화원자연휴양림, 인흥서원 등 연계 관광코스가 다양하다. 나들이하기 좋은 요즘, 마비정 벽화마을의 봄꽃 길을 걸으며 소중한 추억을 카메라에 담아보는 것은 어떨까.

배소영 기자(hindor@dsmear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