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국회에 묻혀버린 민생법안
국정원 국정조사로 지난 6월 임시국회에서도 논의조차 못한 각종 민생법안들이 지난 2일 개원한 9월 정기국회에서도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 체포동의안 처리를 위해 본회의를 두 차례 소집한 것을 제외하고는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다.
여야 대치 정국의 돌파구로 여겨졌던 추석 전 3자회담이 오히려 여야 감정의 대립을 증폭시키면서, 이대로라면 여야가 정기국회 의사일정에 합의하더라도 민생법안 논의가 제대로 이뤄질지도 미지수다.
현재 여야가 충돌하는 대표적인 이슈는 세법개정안, 부동산 시장 활성화 대책, 기초노령연금법 개정안, 무상보육 재원 마련 방안 등이다. 그중 가장 시급한 사안은 정부가 부동산시장 활성화를 위해 내놓은 "4·1 부동산대책"과 "8·28 전월세 안정화 대책" 관련 후속 입법들이다. 부동산 시장 특성상 조속한 정책 시행으로 시장의 불확실성을 제거할 필요가 크지만, 여·야는 6개월째 논의조차 없다.
국회가 극적으로 정상화된다 해도 여야의 입장차가 명확해 입법과정까지 험난할 것으로 예상된다. 세법개정안과 관련해 민주당은 부자감세 철회, 대기업 법인세율 상향 조정, 연소득 1억5000만원까지 소득세 최고세율(38%) 적용 등을 주장하고 있다. 부동산 대책 후속 입법에 대해서도 취득세 인하,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폐지, 수직 증축 허용 등 지방자치단체 세수부족을 이유로 반대 입장이다. 정부와 여당이 일자리 창출을 위한 1순위로 꼽는 외국인투자촉진법 역시 민주당은 특정 재벌을 위한 법안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국회의 구태를 시정하기 위해 만든 국회선진화법도 민생법안 처리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