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과학관 채용비리 기가 막혀, 군민들 "멘붕"
-"현대판 음서제도", 24명 중 20명이 부정합격자로 드러나
-미리 합격자 내정, 심사위원장 등 7명 업무방해혐의로 불구속
국립대구과학관이 직원을 공개 채용하는 과정에서 합격자 선발 방식을 바꾸고 서류를 조작해 합격자 24명 중 무려 20명을 부정합격자로 채용한 사실이 밝혀졌다. 더구나 국민의 공복이라는 공무원이 대거 연루돼 있고 탈법, 불법이 난무해 충격을 더해주고 있다.
과학관의 전 관장을 포함해 모두 7명이 입건됐는데 채용청탁과 함께 수천만원의 돈이 오간 것으로 드러났다. 국립대구과학관 채용비리를 수사해온 달성경찰서는 8월 29일 직원채용 비리에 개입한 혐의로 조청원(59) 전 대구과학관 관장 등 7명을 업무방해와 배임수재 등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조사 결과 국립대구과학관 조 전 관장은 자체적인 채용 규칙을 어기면서 심사위원장으로 자신을 임명했으며 미리 내정해 둔 응시생을 뽑기 위해 합격자 선발 방식도 사전에 결재된 점수 합계순이 아닌 구두 추천순으로 변경했다. 면접심사 당일 미리 내정한 응시생에 대해 "좋군요"라는 표현을 하면서 다수 위원의 추천을 유도해 합격을 결정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또, 조 전 관장은 최종합격자 발표 뒤 임용과정에서 채용비리 의혹이 일자 심사현장에서 각 심사위원들이 추천자를 표기해둔 "응시생 인적사항 요약본"을 파기하도록 지시한 혐의도 받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 산하 별도기구인 대경과기원과학관 건립추진단 단장과 공무원, 그리고 대구시 공무원도 미리 청탁을 받은 응시생들의 명단을 관장에게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고 특히 과학관 한 인사담당자는 응시생으로부터 채용청탁과 함께 2천만원을 받았다가 문제가 불거진 이후 되돌려 준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에 뽑힌 신규직원 24명 가운데 공무원 5명, 공무원·공공기관 자녀 7명, 언론인 부인 2명 등 모두 20명이 갖가지 특혜와 비리로 채용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달성경찰서 홍사준 수사과장은 "부정 채용을 주도한 조 전 관장 등 3명은 5명으로 구성된 심사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청탁받은 응시생들이 유리하도록 심사장 분위기를 몰고 갔다. 또, 심사 의견이 배치될 경우 과반수의 심사위원별 추천득표수를 내세워 합격자를 결정했다"며 "20명이라는 인원이 부정합격했다는 사실은 모든 국민들뿐만 아니고 선량하게 응시한 대다수의 응시생들로부터 자괴감을 불러일으키리라 생각된다"라고 말했다.
달성경찰서는 이날 부정합격자 20명의 명단을 미래창조과학부와 대구시에 통보했다. 또한, 대구과학관은 이사회 결의와 인사위원회를 개최해 부정합격자 전원을 부적격 처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대구시는 "대구과학관 채용과정에 대구시 직원이 연루된 것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는 입장을 발표하고 "관련 공무원에 대해서는 검찰의 최종 수사결과에 따라 엄중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대구시 산하 공기업이나 공공기관 공직자 가족의 채용을 금지하고 채용정보제공을 다양화하는 한편 필기시험 도입을 의무화하기로 했다. 또한 채용관리를 외부 전문기관에 위탁하는 등의 개선방안을 마련하기로 하고 대구과학관의 운영 정상화를 위해 대구시 직원을 파견해 행정력을 지원하기로 했다.
윤정 기자(hindor@dsmear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