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대구과학관에 ‘인공기’ 나부껴···왜?
-인공기와 북한 선전물에 주민들 화들짝
-개성공단 비슷한 대구과학관 배경 영화 ‘강철비’ 촬영 해프닝
-“현 시국에 인공기 게양 부적절”…일부 시민들 항의
유가면 대구테크노폴리스에 위치한 국립대구과학관 건물에 지난 7일부터 북한의 인공기와 노동당기가 대거 내걸려 한바탕 소동이 일었다.
이 곳을 찾았던 학생들은 물론이고 인근 주민들은 인공기와 함께 TV 화면에서나 보던 섬뜩한 구호들이 내걸린 모습에 깜짝 놀랐고, 일부는 달성군청으로 전화를 걸어 “백주대로에 과학관 건물에 인공기가 걸려 있다”며 “도대체 무슨 짓을 한거냐”고 난리를 쳤다.
이날 달성군 민원과와 국립대구과학관은 이런 항의성 문의 전화로 하루 종일 전화통이 불이 났다.
과학관에 인공기를 게양한 것은 지난 7일부터 오는 14일까지 국립대구과학관을 배경으로 배우 정우성 주연의 ‘강철비’ 영화 촬영이 진행되고 있었던 것이다. 강철비는 인기 웹툰 ‘스틸레인’을 작품화한 것으로 남북한 비밀첩보 작전을 그린 액션 영화다.(본지 3월 9일자 보도)
‘강철비’는 영화 ‘변호인’을 연출한 양우석 감독이 약 4년 만에 내놓는 차기 작품으로 배우 정우성, 곽도원, 김갑수 등이 출연한다.
과학관측에 따르면 영화 ‘강철비’ 제작사는 북한 개성공단의 위성사진이 부메랑 형태를 띠는 대구과학관 본관 건물과 닮았다고 판단해 이곳에서 촬영하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그러나, 시민들에게는 공지도 되지 않은 상황에서 인공기와 각종 표어 등 북한을 상징하는 시설물을 설치해 촬영을 진행하면서 일부 시민들이 항의하는 소동이 빚어졌다.
영화 촬영 소식이 알려지자 ‘박근혜 써포터즈’ 회원과 일부 시민은 7~8일 이틀간 대구과학관과 달성군청에 전화를 걸어 영화촬영에 대한 반대의 뜻을 전달했다.
또, 박 전 대통령 탄핵반대 단체들은 “단순한 촬영장이 아니고 북한체제를 홍보하는 듯한 느낌을 강하게 준다”라며, “억울하게 탄핵당한 박 대통령이 심혈을 기울인 대구과학관에 태극기 대신 인공기가 펄럭이고 있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항의했다.
박 전 대통령은 1998년 달성군 국회의원 보궐선거로 정치에 입문한 까닭에 이곳은 그의 정치적 고향이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이와 관련해 대구과학관 관계자는 “영화 촬영을 위한 장소만 제공해 줬을 뿐인데, 일부 단체와 시민들이 정치적으로 해석하고 있다”며 “충분한 설명을 통해 오해를 풀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윤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