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4000억 달러 투자 요구 vs 韓, 1000억 달러 제시…간극 여전
'소고기·쌀' 농산물 시장 개방 압박 거세…조선업 협력 카드로 맞불
디지털 장벽·방위비 분담금까지…'패키지 딜' 난항 예상
| | | 한-미 통상협의차 미국 워싱턴DC를 방문 중인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9일(현지시간) 미국 상무부에서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과 통상협의를 하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 제공). @뉴시스 | | |
[서울=더피플매거진] 운명의 8월 1일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미국의 고율 관세 부과를 피하기 위한 한미 양국 간 최종 담판이 숨 가쁘게 진행되고 있다. 구윤철 경제부총리를 필두로 한 한국 협상단이 미국 워싱턴 D.C.에서 막판 조율에 나선 가운데, 양측이 수용 가능한 합의점을 찾을 수 있을지 여부는 5대 핵심 쟁점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은 현재 ▲대미 투자 대폭 확대 ▲농축산물 시장 추가 개방 ▲디지털 비관세 장벽 철폐 ▲조선업 등 자국 산업 협력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증액 등을 요구하며 한국을 전방위로 압박하고 있다.
| | | 미국과의 관세협상에서 상호관세 25%를 줄이지 못할 경우 대미수출의 4분의 1 이상을 차지하는 자동차 수출이 특히 큰 피해를 입게 될 전망이다. @뉴시스 | | |
① 투자 규모, 4배 차이…좁혀지지 않는 간극
협상의 최대 쟁점은 단연 대미 투자 규모다. 미국은 자국 제조업 재건을 명분으로 한국에 4,000억 달러(약 560조 원) 규모의 투자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앞서 미국과 무역 합의를 맺은 일본(5,500억 달러), 유럽연합(6,000억 달러)과 유사한 수준이다. 하지만 우리 정부는 경제 규모를 고려해 1,000억 달러(약 140조 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제시, 양측의 입장 차가 매우 큰 상황이다. 이 간극을 얼마나 좁히느냐가 협상 타결의 첫 번째 관문이 될 전망이다.
② 농축산물 시장 개방…'레드라인' 넘나드는 압박
미국은 그동안 우리 정부가 ‘레드라인’으로 여겨온 농축산물 시장의 추가 개방을 거세게 요구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30개월령 이상 미국산 소고기 수입 허용 ▲쌀 수입 쿼터 확대 ▲사과 등 농산물 검역 기준 완화 등이 협상 테이블에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국내 산업 보호를 위해 양보를 최소화한다는 입장이지만, 미국의 압박 수위가 높아 타협점을 찾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③ 조선업·에너지, 韓의 '지렛대' 될까
우리 정부는 미국의 요구에 대응할 협상 카드로 ‘조선업 협력’과 ‘에너지 수입 확대’를 제시했다. 미국의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만든다는 의미의 ‘마스가(MASGA)’ 프로젝트를 제안하고,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 수입을 늘리는 방안을 지렛대로 활용하고 있다. 이는 미국의 핵심 관심사인 제조업 부흥과 에너지 수출 확대 요구에 부응하면서 우리에게 유리한 협상 국면을 만들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④ 디지털 장벽·방위비 분담금 등 '첩첩산중'
두 나라의 협상은 이 외에도 풀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미국은 고정밀 지도 데이터의 국외 반출 제한, 한국의 플랫폼 기업 규제 등을 ‘디지털 비관세 장벽’으로 규정하며 철폐를 요구하고 있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언급한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증액 문제까지 연계될 경우 협상은 더욱 복잡해질 수밖에 없다.
| | | 이달 중 무역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한국은 내달 1일부터 대미 수출품에 25% 관세를 내야한다. @뉴시스 | | |
정부는 8월 1일 상호관세 유예 시한 종료 전까지 합의를 이끌어내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국익을 지키면서도 최악의 시나리오인 25% 관세 폭탄을 피할 수 있는 절충안을 도출할 수 있을지, 협상단의 어깨가 그 어느 때보다 무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