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청문보고서 재송부 요청…야당·시민단체 반발 속 임명 강행 수순
여성단체들 “장관 공백 해소보다 자격 없는 후보 반대가 먼저”…지명 철회 촉구
| | | 이의일 엑셀세라퓨틱스 대표가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여성가족위원회의 강선우 여성가족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 | |
[서울=더피플매거진] ‘보좌관 갑질’ 의혹으로 시작된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논란이 ‘반(反)성평등 철학’ 문제로까지 번지며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고 있다. 그럼에도 이재명 대통령이 임명을 강행할 움직임을 보이자, 조속한 장관 임명을 누구보다 촉구해왔던 여성계마저 등을 돌리며 “지명을 철회하라”고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2일, 강 후보자의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재송부를 국회에 요청했다. 사실상 국회의 동의 여부와 관계없이 이번 주 내에 임명을 강행하겠다는 수순에 들어간 것이다.
하지만 청문회 이후에도 논란은 가라앉기는커녕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문재인 정부 시절 정영애 전 여가부 장관이 “강 후보자가 지역구 민원을 이유로 여가부 예산을 삭감했다”고 폭로한 데 이어, 과거 성균관대 겸임교수 시절 ‘동성애자가 좋은 부모가 될 수 있는지’ 등을 시험 문제로 출제한 사실이 알려지며 ‘호모포비아(동성애 혐오)’ 논란까지 점화됐다.
또한, 차별금지법 제정에 반대하는 기독교 단체 행사에 참여한 전력과 차별금지법, 생활동반자법, 비동의 강간죄 등 여성계 주요 현안에 대해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원론적 입장만 되풀이한 점도 비판의 도마에 올랐다.
상황이 이렇자, 1년 넘게 장관 공석 사태 해결을 촉구해 온 여성계마저 강 후보자 반대 전선에 나섰다. 한국여성단체연합은 “성평등 사회를 만들어야 할 부처 수장으로서 자격을 근본적으로 의심하게 한다”며 지명 철회를 요구했고, 한국여성의전화 등 다른 여성단체들도 연이어 비판 성명을 발표했다.
대통령실은 강 후보자가 ‘남성 역차별’ 문제 해결 등 대통령의 공약을 이행할 적임자라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정작 여성계는 이러한 정책 방향 자체에도 우려를 표하고 있다. 허민숙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역차별이란 용어는 자칫 여성이 무언가를 더 누린다는 오해를 낳기 쉽다”며 정치 지도자들이 용어 사용에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갑질’ 논란으로 시작해 ‘자질’과 ‘철학’ 문제로까지 번진 강선우 후보자 논란. 대통령실이 임명을 강행하더라도, 이미 핵심 정책 파트너인 여성계마저 등을 돌린 상황에서 순탄한 직무 수행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