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생 ‘1인 1화분’ 애플수박 재배…“기후위기 대응하는 미래 농업 꿈꿔요”
교과서 대신 ‘탐구 질문’…학생 스스로 지구촌 문제 찾고 해법까지
미래형 교실·생태숲 개관…“지식과 인성 겸비한 글로벌 인재 양성”
| | | 대구 현풍초 학생들이 직접 가꾼 애플수박을 수확하고 있다. @현풍초 | | |
[달성(대구)=더피플매거진] 119년 역사를 품은 교정, 100년 넘은 향나무가 든든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대구현풍초등학교에 들어서자 뜻밖의 풍경이 펼쳐졌다. 올망졸망한 애플수박들이 아이들의 키만 한 화분에서 탐스럽게 익어가고 있었다. 학생들이 직접 심고 가꾼 ‘1인 1화분’의 결실이다.
여름방학을 앞두고 첫 수확의 기쁨을 맞은 아이들은 친구들과 수박을 나눠 먹고, 가족과 함께 맛보기 위해 집으로 가져가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이 작은 수박밭은 현풍초가 추구하는 교육 철학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살아있는 교실이다.
현풍초는 대구시교육청의 ‘생태전환교육 실천학교’로서, 학생들이 기후 위기에 대응하고 지속 가능한 삶을 고민하게 하는 교육을 펼치고 있다. 류은영 교장은 “미래에는 과학을 하는 농부가 정말 필요하다”며 “아이들이 환경에 대한 관심을 키우고, 미래 농업에 대한 꿈을 가질 수 있도록 돕고 싶었다”고 말했다.
| | | 각자 정성껏 키운 애플수박을 수확한 뒤 학생들이 기념사진을 남기고 있다. @현풍초 | | |
이러한 실천 중심 교육의 바탕에는 2022년 공식 인증받은 ‘국제 바칼로레아(IB) 월드스쿨’ 프로그램이 있다. 현풍초의 학생들은 정해진 답을 외우는 대신, 스스로 질문을 던지고 해답을 찾아 나서는 ‘탐구형 학습’을 통해 성장한다.
‘사람들이 깨끗한 물을 마시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6학년 학생들은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물 부족의 원인을 조사하고, 생활 속 실천 방안을 찾아 발표했다. 호주의 초등학생들과는 원격으로 만나 각국의 명절 문화를 소개하며 글로벌 소통 능력을 키웠다. 경제 교육의 일환으로 직접 부스를 운영해 얻은 수익금 24만 원 전액을 수재민을 위해 기부하며 나눔을 실천하기도 했다.
학생들의 이러한 자기주도적 성장을 돕기 위해 학교 공간도 미래형으로 탈바꿈했다. 지난해 4월, 66억 원을 투입한 후관동 건물과 ‘도담도담 숲길’이 문을 열었다. IB 탐구 라운지, 복층 구조의 도서관, 생태 체험장으로 꾸며진 새 공간은 아이들의 상상력과 탐구심을 자극하는 아지트가 되고 있다.
1906년 문을 연 유서 깊은 학교가 ‘스스로 질문하고, 함께 해결하며, 세계와 소통하는’ 미래 인재 양성의 산실로 거듭나고 있다. 100년 된 향나무 아래서 애플수박을 키우는 아이들의 모습에서 현풍초의 희망찬 미래가 엿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