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사의 밤하늘에 울려 퍼진 아름다운 선율
달성을 노래하다!!
지난 2일, 비슬산 천년고찰 유가사(주지. 도휘스님)에서 산사음악회가 열렸다.
달성문화재단 ‘2023생활문화동호회 지원 사업’으로 ‘비채앙상블’(대표. 이혜경) 회원들이 우중에도 불구하고 유가사를 찾아온 시민들에게 신귀복 곡의 ‘얼굴’,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와 같이 우리에게 익숙한 곡과 이탈리아 나폴리의 대표적인 민요인 ‘오솔레미오’, 영화 ‘미션’의 OST에 가사를 붙인 ‘넬라판타지아’, 그 외에도 다양한 오페라 아리아와 같은 수준급의 노래를 MR에 맞춰 독창, 2중창, 4중창 등을 발표하였다. 특히 남성 테너 세 명이 오페라 아리아 “네순 도르마(Nessun Dorma)”를 노래할 때는 그 웅장함에 시방루, 종무소 처마 밑에서 비를 피하며 듣던 관중 90여 명의 환호성이 하늘을 찔렀다.
공연은 두 차례에 걸쳐 이루어졌다.
4시 ‘비채앙상블’에 이어 7시에는 법정 문화도시로 지정된 달성군의 달성문화도시센터 '2023 시민주도형 문화 활동 지원 사업 「Imagine-달성2000」' 공모 사업으로 ‘달성을 노래하다’라는 주제로 ‘창작음악연구소 봄은’(대표. 김보미)의 공연이 펼쳐졌다.
앞서 공연한 팀이 이미 알려진 곡을 부르는 성악가들의 공연이라면 이번 팀은 작곡발표회의 장이었다. 여느 작곡 발표와는 달리 달성의 명소 12경 중 7경을 선정해 작시(作詩)하였다. 이들은 작시에서 그치지 않고 작곡하고 시화를 만들어 유가사 갤러리에 지난 8월 28일부터 전시하고 오늘 7곡의 창작곡 발표로 이어졌다.
이들이 발표한 달성의 명소를 소재로 한 곡 중 인상적인 곡은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비창’을 창작곡으로 탈바꿈하여 우리나라 최초로 사문진을 통해 들어온 피아노를 주제로 한 <피아노에 기댄 그대>다. 이 노래는 전준영씨가 작시하고 김보미씨가 곡을 붙였다. 잔잔하면서 아름다운 음악으로 사문진의 물결과 베토벤의 숨결이 맞닿은 듯한 노래였다.
이번 공연을 기획하고 총연출을 맡은 아마추어 성악가 전준영(43)씨는 “달성군의 달성문화도시센터 '2023 시민주도형 문화 활동 지원 사업 「Imagine-달성2000」' 공모사업은 문학, 미술, 음악이라는 세 개의 장르가 만나기에 이 세 개를 모두 수용할 특별한 장소를 택하느라 고민을 많이 했다. 여러 곳을 알아보다 산사음악회를 개최하는 것에 무게를 싣고 주지스님과 의논하니 흔쾌히 허락하셔 오늘에 이르게 되었다. 주지스님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고 말했다.
음악회에 참석한 김병철(55. 대구 수성구)씨는 “음악을 좋아하는지라 현수막을 보고 작정하고 먼 이곳까지 왔는데 비가 와서 제대로 할 수 있을까 많이 걱정했다. 전각 아래로 들어가 비를 피하며 들었는데 소름이 돋을 정도로 멋진 하모니였다. 산사라서 그런지 불빛이 화려한 무대에서 공연하는 것보다 더 운치가 있어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다”고 말했다.
유가사 도휘 주지스님은 인사말을 통해 “유가사는 지난봄에 갤러리를 열어 ‘구름물고기, 일상에 스미다’, ‘버려지고 잊혀진 사물을 깨우다’라는 주제로 전시했으며 이번에 ‘달성을 노래하다’라는 주제로 달성의 명소 시를 시화로 만들어 전시 중이다. 불자뿐만 아니라 등산객에게도 달성의 명소 소개는 물론이고 불교의 대중화에도 적지 않은 역할을 할 거라고 생각한다. 궂은 날씨라 더 많은 대중들이 함께 하지 못해 아쉽지만 모두 즐거운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4시 행사에 오던 비가 7시 행사 전에 그쳤다. 유가사는 도난당했던 괘불을 30년 만에 찾아 시방루에 걸고 일반사람들이 볼 수 있도록 하고 있는데 가뭄이 들어 기우제를 지낼 때 이 괘불을 법당 밖에 걸고 지냈다고 한다. 하지만 이번에는 비가 그치기를 바랐다. 아니나 다를까 7시 전에 그쳤으니 괘불의 영험이 아닐까 입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