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심(民心)
최근 우리나라는 3월 중 탄핵결정과 벚꽃대선이 다가와, 온 국민들은 민심향방에 관심을 갖고 있다. 특히 대선에 마음을 두고 있는 출마예정자는 물론이고, 해당정당에서도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난해 총선을 계기로 대통령탄핵소추, 특별검사수사, 헌법재판소의 탄핵심리, 촛불과 태극기 집회 등으로 몇 차례 민심이 요동쳤다. 마치 지진, 해일 및 태풍이 한꺼번에 몰아닥쳤다. 국민은 물론 정치인, 국가지도자들도 어리둥절하고 있다.
민심의 변동에 두려움을 가졌던 당제국의 태종 이세민은 “민심은 물과 같아서 배를 띄우기도 하지만 때로는 배를 뒤집기도한다(民爲水,水載舟,水覆舟).”고. 나폴레옹이 개선장군으로 귀국할 때에 환영군중을 보고 “만약에 패전했다면 환호는 돌멩이로 날아들 것인데.”라고. 고 노무현 전 대통령도 탄핵반대군중을 보고, 이명박 전 대통령도 촛불시위 군중을 보고 두려움을 느꼈다고 실토했다.
일찍이 노자도 민심이 국가지도자(국왕)를 선택하고, 버리는 걸 보고, 참으로 신비하게도 결과는 “최고의 황금분할”이라고 감탄했다. 지난 2007년도 MB 대통령과 정동영 후보자의 득표비율은 49%:26%였고, 2012년 박근혜 대통령와 문재인 후보자는 51.4%:48%였다. 이를 기반으로 보수:중도:진보의 ‘망원경형 모형’을 도출해본다면 40%:20%:40%가 기본모델이다. 최근 여론조사의 결과를 좀 더 깊게 살펴본다면 보수:중도보수:무당층:중도진보:진보의 ‘현미경형 모형’으론 30%:12.5%:15%:12.5%:30%의 구성이 짐작된다.
물론 이런 모형은 연못 혹은 강물에 돌을 던지는 것처럼 정책, 사회적 이슈, 대형사건 등에 의해서 출렁거리거나 물결이 인다. 때로는 지표면에서는 보이지 않으나 지각변동 혹은 산사태를 빈발시킨다. 지하수가 끊임없이 흐르고 있기 때문이다. 여론조사의 착시현상 혹은 매몰현상을 살피지 않는다면, 통계조사는 매춘부와 같다. 없으면 아쉽고 막상 있으나 믿을 수는 없다. 대표적인 사건이 지난해 4.13총선 사태와 12월9일 탄핵소추 사태다. 지금도 통계라는 안경으로 민심을 본다면 벚꽃대선도 신기루처럼 거대한 착시현상이 온 국민에게 보일 수도 있다.
우리나라, 민심의 특이점은 i) 국민성이 냄비성격이라 빨리 열을 받았다가 빨리 식는다. 일반적으로 100일은 기억하는데 우리는 30일을 넘기지 못한다. ii) 여하한 ‘뒤집기 프로젝트’로는 5~ 10% 내외의 풍선효과만도 어렵다. 반면, 아주 예민해졌다. 사소한 정책, 화제, 사건, 언행도 여러 방향으로 파급된다. iii) 정보통신강국의 민심답게 입소문, 유언비어(가짜뉴스)가 SNS매체를 타고 광속으로 퍼진다. iv) 민심의 집단지능은 과거엔 칵테일(cocktail)형이었으나 최근 과일셰이크(fruit shake)형이다. v) 참여군중은 개성적이면서도 전체적 조화를 이룬다. 100만 명 이상 모였음에도 사고사건 한 건 없었다. vi) 과거 들쥐(field mice)처럼 무조건 보스를 따랐으나, 지금 철새처럼 다양한 사람이 모여들어도 정확한 방향(swarming)을 잡아간다. v) 그럼에도 불변은 “뭇사람의 입은 못 막는다(衆口難防).” 단지, 사전 물꼬를 트는 소통(疏通)뿐이다.
과거와는 천양지차(天壤之差)다. 우리나라의 대규모 시위를 본 지구촌 세계인들이 “한국정치는 삼류인데도 집회문화만은 초일류다.”고. 특히 집단지능(group intelligence)이 몰라보게 높아졌다. 1980년 8월8일 L.A. Times에 주한미군 사령관 존 위컴(John A. Wickhom)이 기고했던, “한국국민은 들쥐 떼(field mice)와 같은 민족이어서 누가 지도자가 되던 복종할 것이다.”고. 천만의 말씀. 하버드대학의 “국민의 3.5% 이상 군중이 참여한다면 어떤 국가변혁도 가능하다.”는 정설을 깨뜨리고 20% 이상 국민이 참여해서 국정은 들끓었다. 누가 봐도, 민심은 밑바닥까지 싹~ 물갈이되었다. 이제 남은 건. 국가지도가 변해야 하고, 국가가 변혁해야 할 차례다. 이런 변화에 촉매로써 우리 모두가 대한민국 민심(民心)의 한 입자가 되어야 한다. 또한 제대로 된 역할을, 어떻게 할지 새삼 생각해야 한다.
강성환(前 다사읍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