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희망원 인권 유린·비자금 조성 사실로
-사망 3건·폭행 12건 등 확인···전 원장 등 7명 구속, 16명 불구속
-검찰, “시립희망원 비리, 대구대교구와 연관성 없어”
-희망원 비리척결 대책위, “검찰 수사 미흡”
화원읍에 위치한 천주교 대구대교구가 30년 넘게 운영했던 대구광역시립희망원이 입소자들의 인권을 유린하고 수억 원의 비자금을 조성한 사실이 검찰 수사 결과 드러났다.
지난 9일 오후 2시 대구지방검찰청은 대구시립희망원 사건 중간 수사를 발표했다. 지난해 10월부터 이어온 수사 결과, 업무과실상치사 및 감금, 급식비 횡령 등으로 구속된 배 모(63) 전 대구시립희망원장을 비롯해 전·현직 임직원 18명과 달성군 공무원 2명 등 25명이 입건됐고, 이 중 7명이 구속기소, 16명이 불구속 기소됐다. 달성군 담당공무원 A모씨(60)와 B모씨(52) 등은 희망원의 이런 비리를 알면서도 각각 3억600만원과 3억5100만원을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을 수사한 대구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이진호 강력부장)은 “3개월간의 수사를 통해 간병 능력이 없는 생활인들에게 중증 환자 간병을 맡게 해 업무상 과실로 사망한 사례 3건과 생활인들을 상대로 저지른 폭행 상해 사건 12건, 지적장애 생활인들에 대한 금품 편취 6건 등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또, “부정수급한 돈으로 조성한 비자금 규모는 7억8000만원이며, 이 중 2억원은 희망원 운영비로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고 나머지 5억8000만원은 개인이 횡령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검찰은 “오래 전부터 운영돼온 공제회에 배 전 원장 명의로 예탁된 돈이 있는 것은 맞지만 사목공제회와 대구대교구와의 연계성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희망원 비리척결 대책위원회는 검찰 수사가 미흡하다며, 천주교 재단 측이 인권 유린과 비자금 조성을 은폐했는지 철저히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천주교 대구대교구가 연간 100억 원씩 지원받아 운영했던 대구시립희망원은 지난 2010년부터 2016년까지 201명이 병사해 한 시사교양 프로그램(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 의해 인권 유린 의혹이 제기됐다. 이날 수사발표를 통해 그동안 제기해 왔던 의혹이 일부 사실로 드러난 것이다. 현재 대구희망원에는 노숙인, 장애인 등 1천91명(시설 정원 1천150명)이 생활하고 있다.
한편, 검찰은 수사 과정에서 확인된 대구시립희망원의 운영상 문제점과 관련해 생활인 권익 보호를 위한 각종 제도 개선이 이뤄지도록 위탁기관인 대구시에 통보하고, 부정 지급된 국가보조금을 전액 환수하도록 관계 기관에 통보했다.
윤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