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컨 6시간 켰는데 전기료 18만원이라니…
-주택용 전기료 ‘누진세’ 폭탄 분노
우리나라 전력수요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해마다 불거지는 ‘전기요금 폭탄’ 논란이 다시 수면위로 올라왔다.
지난 9일 한국전력의 주택용 전기요금 체계에 따르면 평소 전기요금을 4만4000원가량 내는 가정에서 여름철 한 달간 에어컨을 3시간 가동한다면 약 9만8000원, 6시간 튼다면 18만원이 넘는 전기요금을 내야 한다. 이처럼 전기요금이 2배, 4배 이상 불어나는 이유는 우리나라는 가정용 전기요금에 ‘누진제’를 적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누진제는 전기를 많이 쓸수록 요금 단가가 가파르게 높아지는 구조를 말한다.
또 가정에서 보급형 벽걸이형 에어컨(정격 냉방전력 1.1㎾·에너지 효율 1등급·냉방 면적 29.2㎡)을 하루 12시간씩 틀면 월 전기 사용량은 396㎾h에 달한다. 보통 에어컨을 틀기 전 일반 가정 월 평균 사용량은 223㎾h. 이 때 요금은2만7930원이다. 여기에 에어컨 전기 사용량을 더하면 월 사용량은 619㎾h. 요금은 기존 8배인 23만2680원으로 치솟는다. 이로인해 연일 폭염이 맹위를 떨치고 있지만 각 가정에서 여전히 냉방기 가동을 고심하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전기요금 누진제는 다른 나라에도 있긴 하지만 격차가 11배가 되는 곳은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미국은 최고와 최저 요금이 1.1배, 일본은 1.4배, 대만은 2.4배 차이가 날 뿐이다.
이에 대해 에너지경제연구원은 누진단계와 누진율 모두 완화할 것을 주장했다. 조성진 연구위원은 “대부분 국가에서는 3단계 이하 누진단계를 채택하고 있고 누진배율도 2배 이하”라며 “누진단계를 3단계 이하로 축소하고 누진배율도 크게 줄여야 한다”고 제안했다.
다만 “축소에 따른 부작용을 줄이려면 단계적 조정 등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며 누진배율을 축소하는 경우 현재 원가보다 크게 낮은 단계의 요금이 상승이 불가피하고 이는 일부 저소득 가구의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이런 상황에서도 산업통상자원부는 누진제 완화나 전기 요금 인하를 검토하고 있지 않다. 산업부는 “가정용 전기요금 누진제를 완화하면 사용량이 급격히 늘어날 수 있다”면서 “또 서민층 부담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