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삭막했던 학교 담벼락에 꽃이 활짝 피었어요”
-죽곡초, 학부모 재능기부로 칙칙한 담벼락 탈바꿈
대구죽곡초등학교의 빛바랜 담벼락이 새롭게 변신했다. 죽곡초등학교와 학부모회가 함께 한 ‘벽화 프로젝트’가 그것이다. 이 프로젝트는 정병재 교장의 아이디어로 시작했다. 평소 그는 오래된 벽면의 하얀 공간이 늘 아깝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허전한 담장을 채울 방법을 모색하다 수업보조 및 교통 도우미 등의 학부모 재능 기부를 떠올렸고, 미술전공 출신 학부모 4명에 도움을 청하자 이들은 흔쾌히 동참할 것을 수락, 벽화 프로젝트는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또한, 죽곡초등학교의 평생교육 미술부 학부모들도 함께 참여, 총 13명의 인원이 벽화 프로젝트에 매달렸다.
이 프로젝트를 수행하기 위해 지난 4월부터 벽화에 대한 자료수집과 분석, 기획단계 그리고 아이디어 발상회의를 거쳐 수많은 아이디어 스케치를 진행했다. 5월 초부터는 이 가운데 최종 아이디어 스케치를 선택하여 본격적인 시안작업을 실시했다. 당시 학교공사를 돕던 업체 측도 학교와 뜻을 함께해 벽화의 기본 밑바탕 도색작업을 도왔다.

선풍기, 에어컨도 없는 땡볕의 무더위 속에 힘든 작업이 계속되었지만, 이들의 열정에 더위쯤은 결코 장애가 되지 못했다. 먼저 연필을 잡고 무지의 담장에 까만 밑그림을 그리고 지우기를 반복, 묵혀두었던 미술학도의 꿈을 유감없이 펼쳤다. 밑그림 후에는 둘레둘레 모여 앉아 색색의 물감을 채색하고 신 나는 붓놀림을 펼쳤다.

그 결과, 죽곡초등학교의 담장에는 아이들의 꿈을 담은 그림이 한가득 그려졌다. 바람이 불면 넘실넘실 춤을 출 것만 같은 초록의 풀밭은 끝 모르게 펼쳐져 눈길을 끈다. 형형색색의 야생화들은 꽃 봉우리를 활짝 피어 소담함을 자랑하고, 하얀 구름 위로는 오색의 풍선이 둥둥 떠다니고 있어 마치 두 손에 잡힐 듯하다. 둥근 흰 기둥에는 잠수정을 타고 여러 종류의 해양생물과 함께 바다탐험을 할 수 있고, 눈앞에 그려진 동화 속 친구들은 눈을 깜빡이며 말을 걸 것만 같다. 또, 죽곡초등학교의 슬로건인 ‘꿈·사랑·감동을 펼치는 죽곡 교육’이라는 붓글씨 글귀가 쓰인 멋스러운 담장도 쉬이 지나칠 수 없다.
한편, 지난 7월 22일에는 대구죽곡초등학교 학부모회가 한자리에 모여 5월 1일부터 약 3개월간 진행된 벽화작업을 완성, 재능기부 봉사의 마침표를 찍었다. 그동안 벽화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모은 수 백 장의 사진이 담긴 영상이 재생되자 학부모들은 감격스러움에 눈물을 훔치거나 영상이 끝난 뒤에도 한동안 눈을 떼지 못하는 등 서로를 격려하고 보람을 느꼈다.

정병재 죽곡초등학교장은 “밋밋하던 담벼락이 학부모들의 재능기부로 아이들의 꿈과 같은 총천연색으로 가득 찼다”며 “학생들의 정서 발달에 도움이 될 것으로 미뤄 보고, 절로 학교에 나오고 싶어지는 명물 벽화가 될 것”이라며 감사함을 전했다.
배소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