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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목정, 굽이친 낙동강과 배롱나무가 어우러져 소담함이 ‘물씬’

등록일 2014년07월18일 18시14분

하목정, 굽이친 낙동강과 배롱나무가 어우러져 소담함이 ‘물씬’


 하목정은 하빈면 하산리 1043-1에 위치한다. 달성에서 경북 성주로 들어가는 국도 30호 도로 방향에서 5분가량 달려 동곡교차로를 지나 조금 더 가다 보면 성주대교 건너기 전 오른편에 하목정을 가르키는 표지판이 나타난다. 표지판을 따라 약 200m 더 올라가다보면 식당가 사이 약간 언덕배기에 하목정이 모습을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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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가옥은 성주대교가 바라다보이는 마을 위쪽에 자리하고 있는데, 임진왜란 때 의병장 낙포(洛浦) 이종문(李宗文)이 선조 37년인 1604년에 세운 정자로 안채와 사당을 갖춘 사대부 집의 규모다.

 하목정(霞鶩亭)이라는 이름의 유래는 인조(재위 1623∼1649)가 이종문 선생의 첫째 아들인 이지영에게 현판을 직접 써주었다 전해지며, 이 편액은 지금도 정자에 걸려 있다.

 적당한 곳에 내려 어슬렁어슬렁 산책을 하며 하목정으로 향했다. 하목정으로 안내하는 표지판은 눈에 잘 띄지 않으므로 자세히 찾아보지 않으면 길을 헤매거나 지나칠 가능성이 농후함으로 각별한 주의를 요한다. 또한, 일반 음식점 바로 왼편에 하목정으로 향하는 작은 돌담길이 위치하므로 처음 방문하는 관광객들은 정문을 찾는데 다소 당황스러울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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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목정으로 향하는 아늑한 돌담길 양옆에는 우거진 감나무가 길손을 맞이하며, 주위로 수북이 핀 야생화와 이름 모를 들꽃은 소담함을 자랑한다. 하목정 입구는 걸쇠로 잠겨져 있어 우측으로 선회하여 들어가는 나무문을 통해야만 하목정을 만날 수 있다. 하목정의 오른편에는 안채 일부가 남겨져 후손의 살림집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현재는 안노인 두 분이 기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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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목정은 대구광역시 유형문화재 제36호로 지정, 정면 4칸, 측면 2칸 규모에 우측 간 전면과 배면에 누마루와 온돌방 1간씩을 달아내어 전체적으로는 정자형(丁字形)의 평면을 이루고 있다. 이 집의 특징은 처마의 형상에서 찾아볼 수 있는데 일반적으로 처마의 곡선은 안으로 오목하지만 이 집은 반대로 밖으로 약간 불룩한 느낌을 주는 방구매기란 매우 희귀한 수법을 사용한 점과 당시 사가(私家)에서는 볼 수 없는 서까래 위에 부연을 달았다는 점이다.

 부연이란 처마 서까래 끝에 덧얹는 네모지고 짧은 서까래로 처마를 위로 돌리게 하여 날아갈 듯한 곡선을 이루게 하는 고급건축 기술로 여기에는 재미있는 일화가 얽혀있다.

-조선 인조왕이 머문 고즈넉한 달성의 ‘하목정’
-달성-성주의 경계에 위치, 대구광역시 유형문화재 제36호로 지정
-인조가 하사한 편액 여태껏 보존中… 안채와 사당 갖춘 대부집 규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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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목정 창수전말 기록에 의하면 인조가 능양군 시절, 하목정을 다녀간 후 임금에 즉위했고 훗날 이종문의 큰아들인 수월당(水月堂) 이지영이 어전(御前)에 입시(入侍)하자 인조는 수월당을 알아보며 하교하길 "너희 집 하목정은 좋은 강산에 점지한 훌륭한 정자인데 어찌하여 부연이 없는가"라고 묻자, 수월당이 답하길 "사서인(士庶人)은 사가(私家)에 부연을 달 수 없는 것이 나라의 제도입니다"라고 답했다. 이에 인조는 특별히 200냥을 하사하며, 부연을 달 것을 하명했다. 그러자 수월당은 "하명을 하시니 부연을 달고 자물쇠로 봉한 후 사처로는 사용치 않겠습니다"라고 하자, 인조는 지혜롭게 "거처를 폐하지 말고 내가 유숙한 표적을 남기면 되질 않겠느냐"라 하며 "하목정" 세 글자를 큰 글씨로 써 현판을 하사했다 전해진다.

 하목정은 낙동강이 정자 아래로 흐르는 아침에 물안개가 피어오르면서 따오기가 나는 모습이 너무나 아름다워 붙여진 이름이라지만, 현재는 낙동강의 물길이 바뀌고 대구와 성주를 잇는 30번 국도의 다리인 성주대교로 인하여 편액의 의미와 같은 옛 풍경은 느낄 수 없다.

 내리쬐는 뙤약볕을 피해 대청마루에 걸터앉아 흐르는 땀을 닦아내며, 여기저기 살펴보니 인조가 하사한 편액과 더불어 김명석(金命錫), 남용익(南龍翼) 등 여러 명인들의 시액(詩額)이 눈에 띄었다.

 하목정은 눈보다 귀가 먼저 느낀다. 걸을 때마다 삐걱대는 나무대청 소리, 가만히 앉아 있으면 어디선가 새소리가 귓전을 간질인다. 마당 빽빽이 솟아 바람에 나부끼는 이름 모를 나무들, 그 속에 하목정은 다소곳이 자리 잡고 단아한 맵시를 뽐낸다. 이는 마치 하나의 곡선의 흐름과 같은 조화된 아름다움을 자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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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청마루 옆면에는 작은 창들이 여기저기 나 있다. 그 작은 창을 통해 저 멀리 바라보면 부서진 물이 하얗게 일어나 반짝이는 낙동강을 조망할 수 있으며, 그 물길을 따라 눈을 돌리면 성주대교도 한눈에 들어온다.

 또한, 화목정 왼편에는 자그마한 연못시설이 있지만 지금은 사용을 않는 듯했다. 그 이유인즉슨 예전에는 정자 바로 옆 편으로 강줄기가 흘렀지만 지금은 다리가 놓이면서 물길이 달라졌고, 물이 고이지 않는 모래땅의 특성상 하목정의 안마당 연못은 항시 말라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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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못 옆 편의 정자의 뒷마당 모습은 가히 일품이다. 늘어진 배롱 가지들은 사방팔방으로 끝 모르게 뻗쳐있어 운치를 더할뿐더러 배롱나무 그늘은 평화롭기 그지없다. 배롱나무를 지나 작은 돌길을 통해 오르막을 오르면 사당이 나타나지만, 자물쇠로 굳게 잠겨 있어 아쉬움을 더했다. 필자는 배롱가지가 휘어지도록 붉은 배롱꽃잎이 만개, 흩날리는 시기에 꼭 다시 한 번 하목정을 방문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하목정을 둘러 나오는 길은 왠지 자꾸만 뒤를 돌아보게 한다. 이곳은 문화안내소도 없을뿐더러 관리와 도움이 필요해 보였다. 하목정은 식당을 오가는 많은 사람들이 슬쩍 눈길 한번 던지고는 지나쳐 버리는 곳이 아닌 자랑스런 달성의 보물로 사랑받아야 가치가 있다. 우리는 후세에 이러한 아름다운 광경을 함께 해야 할 의무를 저버릴 수 없을뿐더러 조속한 시설 보수?유지를 통해 하목정의 이름에 걸맞는 명성을 되찾아 주어야 할 것이다.

배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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