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해도 무사산행, 안녕을 기원하는 시산제 올려...
아침 7시, 전날 새벽까지 마감한다고 떨어지지 않는 눈을 비비며 백운산행 버스에 올랐다.
빈자리가 안 보일 정도 45인승 버스안이 산악회원들로 붐볐다. 처음 보는 사람이 많은데 살갑게 맞아주는 산악회원들이 고맙다.

정재환 산행대장이 산행코스 안내를 했다. 오늘 산행은 한재, 신선대, 백운산 정상, 백운사, 용문사로 7km가 조금 넘는 코스다. 영산휴게소에서 뜨끈뜨끈한 우거지국으로 빈속을 채우니 몸이 한결 가뿐해진다. 드디어 3시간을 달려 백운산 한재에 도착했다.
미리 준비한 돼지머리, 과일, 시루떡으로 젯상을 차리고, 건우산학회(회장 권오범)의 안전산행과 산악회원들의 복을 비는 시산제를 백운산 산신령께 올렸다. 정재환 산행대장이 제주를 올리고 시산제를 위해 한달 동안 목욕재개 했다는 윤재영 자문위원이 축문을 낭독했다.

시산제 후 기념촬영을 마친 회원들은 11시 30분경 한참 물오른 고뢰쇠 나무로 가득한 등산로를 따라 질서정연하게 백운산 산행을 시작했다. 봄기운이 완연했지만 등산로는 아직 눈길이다. 잠시 다리에 긴장이 풀리면 여지없이 미끌거리며 넘어진다. 그리곤 아이처럼 함박 웃는다. 아이젠이 없어 네발로 엉금엉금 기어 신선대에 올랐다. 연신 땀방울이 볼을 타고 흘려내린다. 계절은 벌써 3월 말쯤으로 온 것 같다. 생명이 없는 돌들도 봄기운을 흠뻑 머금어 없는 새순이 금방이라도 돋아날 것 같고, 지난 가을의 갈색 단풍을 아직 다 떼어내지 못한 참나무 가지에는 얼음이 영롱하다.

신선대를 돌아 드디어 백운산 정상에 섰다. 백운산(해발 1218m)은 봉황, 돼지, 여우의 세가지 신령한 기운을 간직한 영산이다. 호남정맥에서 뻗어나와 섬진강을 따라 달리는 백운산은 산세도 장쾌한 데다 전남에서는 지리산에 이어 두번째로 높은 산이다.
정상 등정의 기쁨을 사진 한컷으로 하고 꿀맛 같은 늦은 점심을 산악회원들과 나눠 먹었다.
서둘러 하산길에 나섰다. 가파르게 백운사까지 길이 이어진다. 백운사에서 시원한 산수로 갈증을 달래고 도착지인 용문사까지 산악회원 모두 무사히 도착했다.
도착지에서 어묵 국물을 안주로 걸쭉한 막걸리 한사발을 마시니 힘든 산행의 피로가 말끔히 풀리는 것 같다.

이동순 건우산악회 수석부회장은 “한해 건우산악회의 무사 산행과 복을 비는 시산제를 올리게 되어 기쁘게 생각하며, 63차 백운산 산행에 참석해준 회원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한다.”며 말했다.
건우산악회는 정회원제로 운영되고 있으며 매달 3째 일요일 정기산행을 실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