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클로징 멘트’라는 이름의 정치 선동, 공영방송 MBC의 현주소
조여은 대표
공영방송의 마이크는 앵커 개인의 '정치적 확성기'가 아니다. 매일 저녁 국민에게 사실을 전달해야 할 MBC 뉴스데스크가 특정 정당을 향한 저주와 비난의 장으로 변질되었다.
이재명 정부가 들어선 뒤에도 현 정권과 여당에 대한 권력 감시는 찾아볼 수 없었다. 2026년 현재, 앵커의 클로징 멘트는 뉴스 보도의 공정성을 평가하는 잣대를 상실한 채, 사실상 ‘야당 공격 사령부’의 논평과 다를 바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
‘시청자 반응’ 뒤에 숨은 비겁한 독설
가장 심각한 문제는 앵커 개인의 주관적 가치 판단을 ‘시청자의 목소리’라는 프레임으로 포장하여 전달한다는 점이다. 지난 4월 23일, 특정 정치인들을 향해 "매국노라는 비판을 가장 많이 하셨다"며 내란 두둔과 국익 훼손 프레임을 씌운 것이 대표적이다. 이는 검증되지 않은 여론을 빌미로 반대 진영을 도덕적으로 파산시키려는 전형적인 낙인찍기 수법이다.
언론의 비판에는 성역이 없어야 한다. 그러나 MBC의 마이크는 오직 국민의힘과 전임 정권 세력만을 겨누고 있다. 1월 내내 이어진 사법 처리 촉구 멘트나, 4월 지방선거 국면에서 추경호 의원 등 특정 후보를 직접 조준해 "무슨 의미인지 묻고 싶다"며 공격한 행태는 사실상의 선거 개입이다.
반면, 현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관련된 논란에는 침묵하거나 오히려 그들의 논리를 대변하는 듯한 태도로 일관했다. 감시의 눈을 한쪽으로만 고정한 공영방송은 이미 그 존재 이유를 상실한 것이다.
앵커의 언어는 정제되어야 하며 국민적 상식에 기초해야 한다. 그러나 MBC 클로징에 등장하는 '내란', '매국노', '구걸 외교'와 같은 자극적인 단어들은 공론장을 오염시키고 진영 갈등을 극단으로 몰아넣고 있다. 이는 뉴스데스크를 지켜보는 다양한 성향의 시청자를 무시하는 처사이자, 공영방송이 특정 진영의 전유물임을 스스로 자인하는 꼴이다.
구조적 개편과 엄격한 심의가 필요하다
MBC가 국민의 신뢰를 되찾고 ‘진영 방송’이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서는, 이제 내부의 자정 능력을 기대할 단계를 지나 구조적 시스템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사장 선임 문제로 홍역을 치르고, 보도국이 특정 정당의 선대위처럼 움직이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으려면 실질적인 책임자가 없는 현재의 '공영' 체제를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
편향된 방송을 하는 매체는 시장에서 시청률 하락과 광고주 외면으로 도태되어야 마땅하다. 체제 개편을 통해 생존을 위해서라도 중립을 지키게 만들거나, 최소한 '공영'이라는 이름 뒤에 숨어 정파성을 띠는 기만행위는 뿌리 뽑아야 한다.
아울러 앵커 개인의 돌발적이고 주관적인 논평이 여과 없이 송출되지 않도록 보도국 내 심의 체계를 엄격히 가동해야 한다. 클로징 멘트 역시 '보도'의 일부인 만큼, 철저한 객관성과 중립성 검증을 거쳐야 한다.
편향성 논란이 제기된 멘트에 대해서는 외부 전문가와 다양한 정치 성향을 가진 시민들이 참여하는 시청자위원회에서 사후 평가를 진행하고, 문제가 확인될 경우 즉각적인 정정 및 사과 방송을 의무화해야 한다.
공영방송은 권력을 감시하되, 그 방식은 정직하고 공정해야 한다. 지금처럼 마이크를 무기로 특정 진영을 엄호하고 상대 진영을 악마화하는 행태를 멈추지 않는다면, MBC는 국민으로부터 철저히 외면받는 '그들만의 방송'으로 전락하게 될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