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가 나오고 살이 찌는 술
알코올 성분이 들어 있어 마시면 취하는 음료를 통틀어 이르는 말을 술(酒)이라고 칭한다. 술은 용량에 따라 다르지만 가장 흔하게 접할수 있는 맥주는 500cc 두 잔을 마시면 밥 한 공기를 먹은 것과 같고 대중 술인 소주는 2/3병을 먹으면 밥1공기와 같다. 흔히 술을 먹고 배가 부르지만 밥을 또 먹는다. 그런데 몸이 소비하는 열량보다 들어온 것이 많다면 나머지는 지방으로 변해 몸에 축적된다. 이는 술뿐 아니라 어떤 종류의 음식을 통해서도 마찬가지다. 이것이 술만 먹어도 살이 찐다는 말이다.
문제는 술에 반응하는 몸의 특성이다. 간은 알코올을 에너지원으로 우선 사용하는 경향이 있다. 술을 마시는 동안 함께 먹는 안주는 고스란히 ‘잉여 열량’이 돼 지방으로 몸에 쌓인다. 술 특히 맥주가 살을 찌게 하는 것은 그 성분보다는 ‘음주 행태’와 관련이 있다. 통상 액체로 된 칼로리 급원은 과잉섭취 위험이 높다. 포만감을 잘 못 느끼기 때문이다. 더욱이 맥주 안주가 통상 고열량인 경우가 많다는 점이 살을 찌게 하는 가장 중요한 원인으로 꼽힌다. 이렇게 만들어진 지방이 몸 어디로 가서 쌓일 것인가는 나이, 성별, 호르몬 등에 의해 결정 된다. 소년기에는 남녀구분이 별로 없으나 사춘기로 접어들면서 여성의 경우 남성보다 피하지방을 두텁게 하는 경향이 강하다.
팔, 허벅지, 엉덩이, 배 등이 먼저 찌는 이유다. 흡연이나 폐경여성의 호르몬치료 등도 지방이 배에 축적되도록 촉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남성의 경우 다른 곳보다는 주로 ‘배’에 집중되는데 나이가 들면서 운동량이 감소하는 것도 하나의 이유다. 몸무게가 정상이라도 복부비만이 심각하다면 이를 악물고 살을 빼야 한다. 복부비만은 대사 증후군의 주요 위험인자다. 심장질환, 당뇨병 등의 원인으로 작용한다. 뱃살을 빼기 v위한 ‘마술’은 없다. 기본적으로 들어 온 열량보다 더 많이 소모하고, 체중을 줄이는 게 유일한 방법이다. 윗몸일으키기 등 운동은 복근을 강화하고 뱃살이 더 이상 늘지 않도록 해줄 순 있지만 뱃살을 제거해주진 않는다.
한 가지 다행스러운 점은 체중이 감소하면 뱃살을 포함한 ‘몸 중간’이 먼저 빠지는 특성이다. 피하지방보다 더 해로운 내장지방도 다른 지방보다 먼저 사라진다. 내장지방은 대사가 활발한 종류이기 때문이다.
연구에 따라 결론은 다소 엇갈리지만 적당한 음주는 건강에 이로운 측면이 있다고 한다. 특히 심장질환 위험을 줄여 주는 ‘좋은 콜레스테롤’을 증가시킨다는 강력한 증거가 있다. 인슐린 감수성을 높여 당뇨병 위험도 줄여준다. 맥주의 경우 소량이지만 비타민 B나 칼륨도 들어있으니 마냥 나쁜 음식만은 아니다. 하지만 어떤 전문가도 “건강을 이롭게 하기 우해 술을 마셔라.”라고 권하지 않는다. 음주로 인한 이익은 과잉섭취로 인한 피해에 의해 너무 쉽게 상쇄되기 때문이다. 음주는 그 자체로 간경변 및 그로 인한 간경화, 간암의 직접 원인이다. 각종 성인병과 암 위험을 증가시킨다.
뱃살 걱정 없이 술을 즐기는 방법은 단 한가지다. 『먹은 것보다 더 써라』 술을 즐기면서도 몸 짱을 유지하는 극히 일부의 사람들만큼 치열하게 운동할 각오를 해야 한다. 그러면 술을 마시면 왜 살이 찌고 배가 나오는 것일까? 술을 많이 마시는 사람들의 복부 지방 CT촬영을 해보면 거의 대부분 내장지방이 과다하게 축적되어 있는 것을 관찰할 수 있다. 한 연구에 의하면 음식을 먹을 때 술을 곁들이면 평소보다 더 많이 먹는 경향을 보인다고 한다. 즉 술이 과식을 부추긴다는 얘기다. 또한 알코올 자체도 단백질이나 탄수화물보다 높은 열량을 가지고 있으니 섭취열량 과잉이 올 수밖에 없다. 하지만 알코올은 열량으로 이용되기만 할뿐 체내에 축적되지 않는다. 술로 얻은 열량이 먼저 쓰이니 함께 먹은 음식은 고스란히 지방으로 바뀌어 체내에 저장된다. 복부비만이나 지방간이 생기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한국건강관리협회대구지부 건강증진의원 원장 이두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