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빈들소리 전수 하계 캠프
“사라져가는 우리 조상의 전통소리를 찾고 함께 배워봐요!"
한여름의 뙤약볕에 지쳐가는 요즘, 알차게 익을 가을 곡식과 선선한 가을바람 한 자락을 기다리는 지난 7일, 하빈면 대평초등학교 하빈들소리 전수 하계 캠프장을 찾아가 보았다. 높은 건물과 수많은 아파트의 도시풍경을 가진 다사를 지나서 고개 하나를 넘으면 시골의 평화로움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하빈면에 닿는다. 버스정류장에 앉아 계신 어르신께 목적지를 여쭈니 당신도 그곳에 간다며 기자의 차에 동승하여 자세히 안내하는 시골 할아버지의 인자한 인심이 가슴 깊이 와 닿는 아침 시간이었다.
학교를 들어서니 마당에는 상모돌리기의 기본자세와 선배들의 시범이 선생님의 구령에 맞춰 땀방울을 흘리면서도 다들 흥겨운 춤사위를 보이며 열심히 배우고 있엇다. 약속한 손봉회 선생님을 기다리는 동안 학교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며 하빈들소리 하계 캠프의 프로그램과 수업광경을 카메라에 담고 그들의 소리를 듣고자 이방 저방의 문을 두드리자 모두들 반갑게 맞이했다.

첫번째 방에서는 운종곤(51) 날뫼북춤예능보유자 선생님의 지도하에 어른에서 아이까지 다양한 학생들이 꽹과리를 들고 자진모리를 신명나게 연주하고 있었다. 여상석(58), 강효근(52)씨는 “매년 하빈들소리와 날뫼북춤 전수교육을 받고 있다. 한 종류가 습득되면 다른 것을 배운다. 우리 전통의 소리를 배운다는 자부심과 즐거움은 다른 것에 비할 바가 못 된다. 우리들의 웃음 가득한 표정이 보여주지 않는가?”라고 말하며 환하게 웃었다. 어린이, 어른 할 것 없이 모두 우리의 소리와 악기에 흥미를 가지고 열정적으로 배우는 모습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옆방의 태평소 수업현장에서는 대구 비봉초등학교 학생들이 모여 소리를 내느라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유경숙(51) 선생님은 “태평소는 우리 농악에서 흥을 돋구고 장단을 맞추며 약방의 감초같은 역할을 한다. 오늘은 일 년에 한번 여름방학 때 갖는 하계 전수 기간인데 이곳에서 숙식을 하며 배우며 토요일에는 학교 수업으로도 진행되고 있다. 우리의 소리를 알고자 하는 아이들의 열정과 관심이 고마울 따름이다”라며 환히 웃었다.

달성하빈들소리 대구광역시 무형문화재 제16호 보유자인 손봉회 회장은 “1995년 30명으로 하빈농악으로 처음 창립되었고 정월대보름에 한 번씩 공연을 하다가 우리의 전통소리가 점점 사라지는 것을 안타깝게 여겨 성병희 안동대학교 민속학교수의 지도와 고증을 받아 후손들에게 체계적으로 전승·보존되기를 바라는 노력으로 문화재로 지정되는 영광을 가졌다. 폐교된 대평초등학교를 하빈들소리 전수 기관으로 운영하고 일 년에 여름 캠프를 열고 있다. 학생과 일반인들 모두 신청 가능하다. 그동안 도시화로 인해 사라져간 들소리를 기록하기 위해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이곳이 하빈면민들의 생활문화공간이 되고 나아가 한국의 전통소리를 계승하는 자부심 가득한 곳이 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들소리는 우리 조상들이 함께 소리를 내면서 들판에서의 힘든 노동을 슬기롭게 극복하려는 노력이자 문화이다. 과거의 농사짓는 일은 지금처럼 기계로 가능한 것이 아니라 마을 사람들이 모두 모여 이 들에서 저들로 옮겨가며 상부상조하는 문화였다. 하빈들소리의 연행과정은 들지신밟기, 가래질소리, 망깨소리, 목도소리, 타작소리, 모찌기 소리, 모심기소리, 들길소리, 논매기소리, 치나칭칭나네~의 순으로 구성되어 있고 다음들로 옮겨가는 과정 중에 흥을 이어가기 위해 행해지는 것이 농악이다. 점점 가속화되는 도시화로 우리 전통의 소리가 사라져가는 요즘, 하빈들소리를 배우려는 후배들의 여름 땀방울이 알찬 결실을 맺기를 기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