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식의 반전】
왼손잡이는 콤플렉스다?
왼손잡이는 전 세계 인구의 약 10%를 차지한다. 역사와 문화를 막론하고 비교적 꾸준히 이 비율을 유지해온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펜싱, 복싱, 테니스 등 일대일 경기에서는 왼손잡이의 비율이 상승한다.
마틴 바인만이 쓴 《손이 지배하는 세상》에 따르면 왼손잡이에 관한 비밀은 현대 과학으로도 완전히 풀리지 않았다고 한다. 대체로 왼손잡이는 좌뇌, 우뇌의 발달 상태가 영향을 준다는 이론이 다수다. 오른쪽 뇌가 더 발달한 사람은 주로 왼손을 사용하는 반면, 왼쪽 뇌가 더 발달한 사람은 주로 오른손을 사용한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은 왼쪽 뇌가 더 발달해 있어 오른손잡이가 많다. 실제 왼손잡이는 일상의 모든 환경이 오른손잡이 위주로 돼 있어 두 손을 고루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왼손잡이들은 역사적으로 차별받아왔다. 기원전 3000년경에 사용된 고대 인도-유럽어에는 ‘오른쪽(의)’이라는 단어는 있었으나 ‘왼쪽(의)’이라는 단어는 존재하지 않았다. 그 이후 ‘왼쪽(의)’이라는 단어를 만들어냈지만 불길하고 무서운 의미로 쓰였다. 영어의 ‘sinister(불길한, 나쁜, 왼쪽의)’라는 단어가 한 예다. 야구·권투에서 왼손잡이를 뜻하는 사우스포(southpaw)의 ‘포(paw)’도 손을 비하하는 단어다. 특히 왼손잡이 차별이 심한 곳에서는 자신이 왼손잡이임을 드러내지 않는 경향이 강하게 나타난다.
왼손잡이는 콤플렉스다? 글쎄다. 로널드 레이건, 빌 클린턴, 조지 W 부시, 버락 오바마 등 미국의 전직 대통령이 왼손잡이고, 세기의 결혼식으로 화제가 된 영국의 윌리엄 왕세손도 왼손잡이다. 세계의 역사를 바꾼 위대한 왼손잡이들은 셀 수 없이 많다. 이들이 없었다면 세상은 지금과 완전히 달라졌을 게 분명하다. 이집트에서는 람세스라는 이름을 가진 왕이 13명이나 있었지만 오직 왼손잡이 빨강 머리였던 람세스 2세만이 람세스 대왕의 칭호를 받았다. 작은 키에 왼손잡이였지만 육체적, 정신적으로 강인했던 알렉산드로스 대왕은 세계 역사상 가장 무서운 정복자였다.
알렉산드로스 대왕 이후로 가장 강력한 정복자였던 율리우스 카이사르, 중세 후반 백년전쟁으로 위기에 처한 프랑스를 구했던 남장 처녀 잔 다르크, 이탈리아 르네상스 예술 세계를 지배한 레오나르도 다 빈치·미켈란젤로·라파엘로, 천재 과학자 아이작 뉴턴·알베르트 아인슈타인,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니체·괴테, 근대사의 위대한 정복자인 나폴레옹 보나파르트, 천재 음악가 루트비히 판 베토벤, 천재 미술가 파블로 피카소, 영국의 빅토리아 여왕, 동화작가 안데르센, 미국의 작가 마크 트웨인, 천재 물리학자 마리 퀴리, 비폭력저항주의로 인도 독립의 영웅이 된 마하트마 간디, 희극배우 찰리 채플린, 여배우 마릴린 먼로, 포드자동차의 신화를 일군 헨리 포드, 홈런의 제왕 베이브 루스 등이 왼손잡이였다.
현존하는 인물로는 팝 음악의 대가 폴 매카트니, 마이크로소프트를 세운 빌 게이츠, 할리우드 여배우 앤젤리나 졸리 등이 있다. 이들은 왼손잡이가 ‘마이너리티(minority, 소수파)’이기는 하지만 성공하는 데 전혀 문제가 안 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왼손잡이만의 장점과 경쟁력이 분명히 있다. 그것이 전체 인구에서 왼손잡이의 비율이 줄어들지 않는 이유일지도 모른다. 컴퓨터 게임이나 전투기 조종과 같이 빠른 정보 처리가 필요한 직업에는 왼손잡이가 유리하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과거 문화적 편견 때문에 왼손잡이를 억지로 오른손잡이로 바꾸려 한 경우가 적지 않았지만 지금은 굳이 왼손잡이를 오른손잡이로 호적을 변경할 이유는 없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