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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의 반전】달러는 미국에서 만들어졌다?

등록일 2017년06월08일 10시16분

상식의 반전

달러는 미국에서 만들어졌다?

 

달러(dollar)는 미국의 통화이면서 세계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가진 국제통화다. 달러 외에 유럽의 유로, 일본의 엔화, 중국의 위안화 등이 있지만 아직은 족탈불급의 수준이다. 지구촌 어디서나 자국 화폐처럼 쓸 수 있는 화폐로는 단연 달러가 최고다. 달러는 세계를 호령한다. 1944년 국제통화기금(IMF)의 창설과 함께 파운드화를 대체하는 중요한 국제 결제수단으로 채택된 이후 현재까지 지존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달러의 기원은 미국이다? 그렇지 않다. 달러는 원래 유럽 국가에서 통용됐던 은화를 가리키는 용어였다. 이 은화의 원조가 독일에서 화폐로 쓰던 요아힘스탈러(joachimsthaler). 탈러(thaler)라고도 한다.

 

탈러라는 이름은 지금의 체코 영토인 보헤미아 지방의 성 요아힘(St. Joachim)의 작은 골짜기에서 유래한다. 요아힘스탈(‘요하임의 계곡이라는 뜻)은 보헤미안 마을의 야히모프에 있었다. 16세기 초 보헤미아가 신성로마제국에 편입되면서 야히모프도 독일의 지배하에 들어갔다. 중세 유럽의 보헤미아 지역은 은의 보고로 유명했다. 이곳은 프로이덴슈타인 성에서 여러 지역을 관할했던 쉬릭 백작이 관장했다. 쉬릭 백작은 1516년 야히모프의 요아힘스탈 골짜기에서 대규모 은광을 발견하고 은화를 주조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는 성 안에서 비밀리에 은화를 주조하기 시작했다. 이 작업은 1520 1월까지 계속됐다. 요아힘스탈러는 1519년 처음 제작된 은화의 이름. 은화는 원래 은광이 있던 계곡의 독일 이름인 요아힘스탈을 따서 요아힘스탈러굴덴(Joachimsthalergulden) 또는 요아힘스탈러그로셴(Joachimsthalergrochen)으로 불렸다. 줄여서 요아힘스탈러 또는 탈러그로셴(thalergroschen)이라고 부르다가 탈러로 통일했다.

 

탈러의 품질은 독일뿐 아니라 전 유럽에서 호평을 받았다. 16세기를 거치는 동안 1500여 가지의 탈러가 독일어권 국가에서 제조됐다. 탈러는 세계적 명성을 가진 주화로 떠오르면서 점차 화폐를 지칭하는 대명사로 자리매김했다. 탈러는 국경을 넘어 다른 고가 은화들의 이름에도 많은 영향을 끼쳤다. 이탈리아에서는 ‘tallero’, 네덜란드에서는 ‘daalder’, 덴마크와 스웨덴에서는 ‘daler’, 영국에서는 ‘dallar’로 변했다. 그런데 정작 달러의 기원이 된 독일은 1873년에 탈러에서 마르크로 화폐 이름을 바꿨다.

 

미국은 영국의 식민지하에 있었던 시기는 물론 1776년 독립 선언 후 1783년 파리조약에서 독립이 승인될 때까지도 독자적인 화폐 체계를 갖추지 못했다. 1785 7 6일에야 대륙 의회에서 미합중국의 화폐 단위는 달러로 지정한다는 내용을 공표했다. 당시는 영국·프랑스·스페인 등의 외국 화폐와 각 주에서 발행한 화폐를 혼용하던 상황이었다. 영국 파운드에 대한 반감과 스페인의 중남미 식민지 통화인 다레라 은화가 널리 유통됐던 것이 달러를 채택하게 된 배경이다. 다레라의 영어 발음이 바로 달러다.

 

사실 달러라는 말이 미국에서 처음 사용된 것은 아니다. 스코틀랜드를 중심으로 한 영어권 국가에서 먼저 사용했다. 달러라는 단어가 파운드, 실링, 펜스 등을 대신한 반영국적인 의미로 활발하게 사용됐던 것이다. 제임스 6세 국왕은 1567년에서 1571년까지 30실링짜리 은화를 발행했는데, 스코틀랜드인들은 동전에 새겨진 모양을 보고 검 달러(sword dollar)라고 불렀다. 1578년에 주조된 2머크(merk) 은화는 스코틀랜드의 국화인 엉겅퀴가 도안으로 들어가 있어 엉겅퀴 달러라고 불렀다. 달러라는 단어는 영국의 식민지나 미국으로 이주한 스코틀랜드 사람들에게 반영국, 반귀족적인 의미로 사용돼 그들의 자존심을 지켜주는 대상이 됐다.

 

미국에서 달러가 실질적인 단일 통화로 정착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1792년이 되어서야 화폐주조법을 제정하고 달러를 공식 화폐 단위로 지정했다. 달러가 미국의 화폐로 완전히 정착한 것은 1913년 이후다. 연방준비제도를 출범시켜 연방 지폐를 제외한 나머지 돈의 발행을 중단하면서 본격적인 달러 시대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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