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식의 반전】
개는 색을 구별 못한다?
늑대의 후손으로 알려진 개. 개는 육축(六畜: 소, 말, 돼지, 개, 양, 닭)의 하나로 인간이 사육한 최초의 가축이다. 가축이었던 개가 요즘에는 반려(伴侶) 동물로 최고의 호사를 누리고 있다. 좋은 음식에 예쁜 옷, 값비싼 미용 관리와 건강 검진을 받는다. 심지어 항암제를 맞고 두 달 입원 치료에 1000만 원이 넘는 비용이 드는 경우도 있다. 죽고 나서도 호강이다. 삼베 수의를 입혀 오동나무 관에 넣어 묻거나, 화장해 납골당에 안치한다.
개 나이는 사람 나이로 치면 얼마나 될까. 보통 개 1년을 사람 7년으로 환산하는 계산법이 널리 쓰인다. 하지만 이것은 개의 나이가 많아질수록 환산 연령이 대폭 늘어나는 문제가 있다. 개의 나이에 5를 곱한 뒤 13을 더하는 방식도 있다. 태어난 지 1년 이상 된 개에 적용하는 계산법으로, 동물학자들 사이에선 비교적 합리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이외에도 개의 1년을 사람의 13세로 정하고 이후 7년씩 더하는 방식 등 여러 가지가 있다.
흔히 개와 고양이는 원수지간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이는 사실과 다르다. 유전학적으로나 생물학적으로나 개와 고양이가 서로 철천지원수처럼 지낼 만한 이유는 전혀 없다. 다만 그렇게 보이는 데는 이유가 있다. 한 측이 다른 측의 영역을 침해하면 공격 심리가 생긴다. 몸짓 언어의 오해에서 비롯된 측면이 있다. 예를 들어 개가 앞다리를 치켜세우면 ‘놀고 싶다’는 뜻이고, 고양이가 앞다리를 들면 ‘꺼지지 않으면 할퀴겠다’는 의미다. 또 고양이의 야옹 소리는 만족감의 표시인데, 개는 그 소리를 으르렁거리는 소리로 잘못 알아듣고 정반대로 해석한다.
흔히 냄새를 잘 맡으면 ‘개코’라고 한다. 개의 후각은 사람의 100배 정도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이런 장점 때문에 우수한 개는 마약 탐지견이나 구조견으로 활용된다. 폭발물 신고가 들어오면 사람보다 먼저 현장에 달려가는 것이 개다. 독일산 셰퍼드는 후각 외에도 체력과 복종심까지 3박자를 모두 갖춘 명견으로 유명하다.
미국 일리노이 대학교 수의안과 의사인 랠프 하머에 따르면 개의 시력은 보통 0.27 정도라고 한다. 그런데 정확한 시력을 갖도록 사육된 독일의 양치기 개와 맹인 안내견 훈련을 받은 래브라도는 거의 1.0에 이르는 시력을 자랑한다.
안내견은 보통 시각 장애인을 안내하는 개를 말하지만, 청각 장애인을 돕는 안내견도 있다. 안내견은 혹독한 훈련 과정을 거친다. 안내견은 주변 사람들이 걸어가거나 멈추는 것을 보고 신호등이 파란색인지 아닌지를 구분한다. 또한 신호 위치와 소음, 교통 흐름에 비추어 판단을 내린다.
일반적으로 개는 색맹(色盲)이라고 알려져 있다. 정말 그럴까? 색을 인지할 수 있는 것은 망막의 원추세포 덕분이다. 사람의 눈에는 세 종류의 원추세포가 있다. 적추체, 녹추체, 청추제가 그것이다. 이들은 빨강, 녹색, 파랑의 3가지 색을 감지해 여러 가지 색깔을 인식할 수 있게 한다. 물론 동물도 원추세포를 가지고 있다. 원추세포가 세 종류면 사람처럼 색깔 구분이 가능하다. 하늘을 나는 새는 원추세포가 네 종류다. 사람보다 더 다양한 색깔을 보고 적외선 영역을 색으로도 구분한다. 개는 두 종류의 원추세포를 갖고 있다. 사람만큼 다양하고 명확하게 색깔을 구별하지 못할 뿐, 색깔을 구분할 수는 있다.
개는 심한 근시다. 먼 곳의 물체를 보는 데 어려움이 많다. 반면 물체의 움직임에는 대단히 민감하다. 놀라운 후각과 청각은 시각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준다. 눈이 내리면 개는 좋아 날뛴다. 개의 이런 행동은 눈 때문이라기보다는 불꽃놀이처럼 신기하고 자극적인 풍경이 마음을 흥분시키기 때문이다. 개가 보는 세계는 시각만이 아니라 여러 감각이 뒤섞인 세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