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경제상 “16일까지 관세 인하 발효”…韓, 후속협상 지연 속 ‘패싱’ 위기
2분기 영업익 1.5조 증발…日과 관세 격차 –2.5% → 10%p, 가격 경쟁력 역전 우려
| | | 한미 관세협상이 타결된 7월 31일 경기 평택시 포승읍 평택항 자동차 전용부두에 선적을 기다리는 수출용 차량이 세워져 있다. @뉴시스 | | |
[서울=더피플매거진] ‘코리아 패싱’의 악몽이 현실화되고 있다. 일본이 미국과의 협상을 마무리 짓고 다음 주부터 자동차 관세 15% 인하를 확정 지은 반면, 우리나라는 여전히 25%의 ‘관세 폭탄’을 맞게 되면서 대미(對美) 자동차 수출 전선에 비상이 걸렸다.
한미 정상회담의 ‘훈풍’을 자랑하던 정부의 자평과 달리, 우리 기업들은 최대 경쟁국인 일본에 가격 경쟁력까지 역전당할 절체절명의 위기에 내몰렸다.
아카자와 료세이 일본 경제재생상은 9일, SNS를 통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정명령 서명에 따라, 일본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 인하가 오는 16일까지는 정식 발효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이로써 지난 7월, 비슷한 시기에 미국과 관세 협상을 타결했던 한국과 일본의 희비는 극명하게 엇갈리게 됐다. 일본은 합의 내용을 문서화하며 실리를 챙긴 반면, 우리나라는 ‘서명 없는 합의국’으로 전락해 기약 없는 후속 협상만 반복하고 있는 상황이다.
가장 큰 타격을 입게 된 곳은 단연 자동차 업계다. 현대차·기아는 지난 4월부터 부과된 25%의 고율 관세로 인해, 올해 2분기(4~6월)에만 영업이익이 1조 5,000억 원 이상 급감하는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문제는 이제부터가 시작이라는 점이다. 다음 주부터 일본산 자동차가 15% 관세를 적용받게 되면, 우리나라는 일본보다 10%p나 높은 관세를 물어야 한다. 관세협상 이전 일본산 자동차는 2.5% 관세, 한국산은 무관세가 적용되었으므로 실제 12.5%p의 관세 역전이 일어난 것이다. 실제 현대차 아반떼의 경우, 현재는 일본 도요타 코롤라보다 저렴하지만, 각각 25%와 15%의 관세를 반영하면 오히려 코롤라보다 약 2,000달러(약 270만 원)나 비싸지는 가격 역전 현상이 발생한다.
한 국내 완성차 업체 관계자는 “결국 일본 자동차 기업들이 가격 경쟁력에서 절대적으로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될 것”이라며 “대미 수출 감소와 시장점유율 하락은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토로했다. 정상회담의 성과 홍보에만 열을 올릴 뿐, 정작 우리 기업의 피를 말리는 관세 문제 해결에는 속도를 내지 못하는 정부의 협상력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