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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34년 묵은 ‘대구 물 문제’, 다시 원점으로…‘구미 해평’이냐 ‘안동댐’이냐

등록일 2025년09월02일 16시26분
1991년 페놀 사태로 시작된 34년간의 논쟁, 정부 재검토로 새 국면
‘구미 해평 공동이용’, 2022년 정부 협정 맺었으나 주민 반대·市 입장 선회로 ‘좌초’
‘안동댐 하이웨이’, 막대한 사업비·경제성 문제로 ‘난항’…다시 원점에서 동시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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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환 환경부 장관이 7일 경북 구미시 해평취수장을 찾아 낙동강 취수원 다변화 사업방안을 점검하고 있다. @뉴시스
 
 
[대구=더피플매거진] 1991년 구미공단 페놀 유출 사태로 시작된 대구시민의 ‘맑은 물’을 향한 34년간의 염원이 또다시 중대한 기로에 섰다. 

‘구미 해평취수장 공동이용’과 ‘안동댐 직결 관로(맑은물 하이웨이)’라는 두 가지 해법 사이에서 수년간의 논의와 갈등을 거듭한 끝에, 이재명 정부가 ‘전면 재검토’를 선언하면서 모든 논의가 사실상 원점으로 돌아갔다.

대구 취수원 이전 논의의 시작은 1991년 3월, 구미 국가산단 두산전자에서 페놀 원액이 낙동강으로 유입된 끔찍한 수질오염 사태였다. 이 사건은 대구시민들에게 식수원에 대한 깊은 불신을 남겼고, 이후 대구시는 취수원을 구미공단 상류로 이전하는 것을 시의 최대 숙원사업으로 삼고 수십 년간 노력해왔다.

수많은 갈등과 협상 끝에 2022년 4월, 정부 주재 하에 대구·경북·구미가 ‘맑은 물 나눔과 상생발전 협정’을 체결하며 극적인 돌파구가 마련되는 듯했다. 대구가 구미 해평취수장의 물 하루 30만 톤을 공동으로 이용하는 대신, 구미에 연 100억 원의 상생 지원금과 각종 규제 완화 등 ‘상생 패키지’를 제공하는 것이 골자였다. 하지만 ‘주민 동의’라는 난관과 민선 8기 김장호 구미시장의 입장 선회로 이 협정은 끝내 이행되지 못했다.

이후 대구시는 구미를 거치지 않고, 수질이 깨끗한 안동댐 원수를 110km의 직결 관로로 직접 끌어오는 ‘맑은물 하이웨이’ 사업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공단 상류의 댐 원수를 직접 공급받아 수질 논란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구상이었다. 그러나 1조 원이 훌쩍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막대한 사업비와 낮은 경제성(B/C) 문제가 발목을 잡으며, 이 계획 역시 정부 심의 단계에서 사실상 멈춰 섰다.

결국 올해 7월, 이재명 정부는 대구 취수원 정책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8월 환경부 장관이 직접 구미 해평취수장과 안동댐을 모두 방문해 “2022년 해평 협정의 유효성을 검토하겠다”고 언급하면서, 이제 두 가지 방안 모두가 다시 테이블 위에 오르게 됐다.

‘해평 공동이용’은 이미 정부 협정이라는 절차적 토대와 상생 패키지가 존재하지만, 구미 지역의 반대 여론을 넘어야 하는 과제가 남았다. 반면 ‘안동댐 하이웨이’는 수질 안정성 면에서는 우수하지만, 천문학적인 사업비와 경제성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34년간 이어진 대구 취수원 논의가 원점 재검토로 접어들었다. 최종 결정은 정부와 관계 지자체의 손에 달렸으며, 시민들의 피로감은 임계점에 가까워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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