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연령 74세 주민들, 한산했던 임기역에 활기 불어넣어…지난 11일 개업
가격표 없는 ‘기부제’ 카페…이장은 제빵 배워 수제쿠키 구워내
“마을 사랑방 생겨 너무 좋아”…단순 카페 넘어 공동체 회복 거점으로
| | | 승객의 발길이 끊겼던 봉화 임기역이 평균 연령 74세 주민들의 손길로 정이 오가는 ‘마을 사랑방 카페’로 새롭게 태어났다. @봉화군 | | |
[봉화(경북)=더피플매거진] 기적 소리보다 커피 내리는 소리가, 승객들의 발걸음보다 이웃의 웃음소리가 더 크게 울려 퍼진다. 하루 승객이 손에 꼽힐 정도로 한산했던 봉화의 작은 무인역(無人驛), 임기역이 주민들의 손으로 직접 가꾼 ‘사랑방 카페’로 다시 태어나 사람들의 발길을 끌어모으고 있다.
지난 11일 문을 연 ‘카페 임기역’은 평균 연령 74세, 주민 수 200명이 채 되지 않는 봉화군 소천면 임기2리(숲터 마을) 주민들이 일궈낸 희망의 결과물이다.
1980년대까지 금강송과 광물을 실어 나르며 활기가 넘쳤던 임기역은 산업 쇠퇴와 함께 무인역으로 바뀌며 점차 침묵에 잠겼고, 마을 역시 고령화와 인구 감소의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주민들은 포기하지 않았다. 마을 이장인 남원기 씨를 중심으로 ‘쉼이 있는 숲터’라는 주민공동체를 조직하고, 정부 공모사업에 선정돼 한산한 기차역을 마을의 중심으로 되살리는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 | | 승객의 발길이 끊겼던 봉화 임기역이 평균 연령 74세 주민들의 손길로 정이 오가는 ‘마을 사랑방 카페’로 새롭게 태어났다. @봉화군 | | |
주민들은 직접 낡은 역사를 고치고, 역사 앞마당에 예쁜 정원을 꾸몄다. 카페를 운영하는 10명의 주민들은 자발적인 봉사로 방문객을 맞이한다. 특히, 남원기 이장은 3개월간 파티셰 교육까지 수료하고, 매일 직접 반죽한 수제 쿠키를 구워내며 카페의 명물로 만들었다.
| | | 승객의 발길이 끊겼던 봉화 임기역이 평균 연령 74세 주민들의 손길로 정이 오가는 ‘마을 사랑방 카페’로 새롭게 태어났다. @봉화군 | | |
이곳의 가장 특별한 점은 메뉴판에 가격이 없다는 것이다. 방문객들은 커피와 음료, 쿠키를 즐긴 뒤 원하는 만큼의 금액을 기부함에 넣는다. 수익이 아닌, 사람과 사람 사이의 온기와 정으로 운영되는 카페인 셈이다.
매일 카페를 찾는다는 한 어르신은 “예전엔 마을이 참 번성했는데, 지금은 어르신들이 모일 공간도 마땅치 않았다”면서 “이렇게 카페가 생기니 옛 추억을 나누는 동네 사랑방이 생긴 것 같아 너무 좋다”고 말했다.
| | | 승객의 발길이 끊겼던 봉화 임기역이 평균 연령 74세 주민들의 손길로 정이 오가는 ‘마을 사랑방 카페’로 새롭게 태어났다. @봉화군 | | |
남원기 이장은 “카페 임기역은 우리 지역과 숲터 마을을 널리 알리고 활력을 되찾는 것이 목표”라며 “가을에는 직접 심은 꽃으로 만든 허브차도 선보일 계획이니, 봉화에 오시면 꼭 들러 차 한잔하는 여유를 가져보시길 바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