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석 달 전 ‘기숙사 신축’ 확약서 작성…공사 약속하며 보증금 2.5억 받아
공사는 ‘감감무소식’, 빚은 10%만 갚아…총선자금 유용 의혹도
李측 “해결된 문제” 반복하다 취재 시작되자 “내달까지 갚겠다”
[서울=더피플매거진] 공직선거법 위반 등으로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고 항소심 재판 중인 더불어민주당 이병진 의원(경기 평택을)이, 이번에는 60억 원 규모의 건축 공사를 미끼로 건설사로부터 2억 원이 넘는 돈을 받아 가로챘다는 사기 의혹에 휩싸였다. 피해를 주장하는 건설사는 이 의원에 대한 형사 고발을 검토 중이다.
탐사보도 매체 뉴스타파는 22일, 이병진 의원이 22대 총선을 석 달 앞둔 2024년 1월, 한 건설사와 작성한 ‘건축 수주 확약서’를 입수해 공개했다.
확약서에 따르면, 이 의원은 자신이 소유한 평택 땅에 60억 원 규모의 임대형 기숙사를 짓겠다며 해당 건설사에 공사를 맡기기로 약속했다. 하지만 통상 시공사가 건축주에게 내는 계약이행보증금과는 반대로, 건축주인 이 의원이 시공사인 건설사로부터 ‘보증금’ 명목으로 2억 5천만 원을 받아 가는 이례적인 내용이 포함됐다. 이 의원은 실제로 네 차례에 걸쳐 돈을 받아 가며 ‘현금 보관증’을 써줬다.
확약서의 특약사항에는 ‘2024년 4월까지 공사가 진행되지 않을 시, 받아 간 돈 전액과 이자 6%를 즉시 반환한다’고 명시돼 있다. 하지만 약속 기한을 1년 4개월이나 넘긴 현재까지 공사는 전혀 진행되지 않았고, 이 의원은 받아 간 2억 5천만 원 중 단 10%인 2천 5백만 원만 변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건설사 관계자는 “(이 의원이) 바쁘다는 핑계로 계속 상환을 피해왔다”며 “건축 보증금이 아니라 이를 이용해 사기를 친 것으로 보고 사기 혐의 고소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특히, 돈이 오간 시점이 총선 직전이라는 점에서 선관위에 신고하지 않은 불법 정치자금으로 사용됐을 가능성에 대한 의혹도 제기된다.
이에 대해 이 의원 측은 “해결된 문제”라는 말만 반복하다가, 뉴스타파의 취재가 시작되자 뒤늦게 건설사 측에 “다음 달까지 돈을 돌려주겠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