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가야 토기 생산의 실체가 드러나다… 고령 합가리 토기가마유적 현장 공개
대가야 시대 최대 규모 토기가마 확인… 동물모양 토우, 고령서 첫 출토
[고령(경북)=더피플매거진] 경북 고령군 쌍림면 합가리 산184번지에서 진행된 ‘고령 합가리 토기가마유적 발굴조사 성과 공개회’가 4월 25일 오후 2시, 유적 현장에서 열렸다. 행사에는 이남철 고령군수, 이철호 군의장과 문화재 관계자, 학계 전문가, 지역 주민들이 참석해 대가야 고고학의 중요한 전기를 예고하는 발굴 성과를 공유했다.
이번 조사는 2024년 11월부터 두 차례에 걸쳐 총 685㎡ 범위에서 진행됐으며, 조사 결과 5세기 말~6세기 초 대가야 시대의 토기가마 3기와 폐기장 6개소, 이후 시기의 석곽묘와 석실묘 각 1기가 확인됐다. 고령군은 “대가야 토기생산 체계를 복원하고자 계획한 조사에서 사상 최대 규모의 유구가 확인되었다”며 “토기가마 유적 가운데 학술적 가치는 물론 보존 상태도 매우 뛰어나다”고 밝혔다.
2호가마의 소성부의 천장이 잔존하고 있다. @김장헌 기자
특히 2호와 3호 토기가마는 화구부, 연소부, 소성부, 연도부가 완전하게 남아 있으며, 소성부 일부 천장이 잔존하는 등 구조 복원이 가능한 상태로 평가됐다. 2호 가마는 잔존길이 최대 13.5m, 너비 2.3m 규모로, 최소 한 차례 이상 바닥면을 높여 개축한 흔적이 남아 있다. 3호 가마는 최대 14.3m 길이로, 연소부 양 벽을 보강한 적석 구조가 특징이다.
현장 관계자는 “두 가마 모두 조업 흔적과 피열 흔적이 뚜렷하며, 제습을 위한 흙 교대층도 확인돼 당시의 정교한 조업 기술을 엿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더욱 주목할 점은 2호 가마 폐기장에서 출토된 유물이다. 토제방울(토령), 동물모양 토우, 다양한 형태의 기대, 장경호, 고배, 대호편 등 풍부한 유물이 쏟아졌고, 특히 동물모양 토우는 고령 지역에서 최초로 출토된 사례로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번 발굴은 단지 한 지역의 유적 확인을 넘어, 대가야의 국가 주도적 토기 생산 및 유통체계를 복원할 수 있는 중요한 단서를 제공했다. 고령군은 이번 유적이 “대가야 토기 생산의 중심지였음을 입증하는 가장 명확한 증거”라고 강조했다.
조사단은 “현재 조사된 범위를 넘어 동쪽 등산로와 남쪽 경계 외에도 토기가마가 더 분포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다”며, “향후 추가 조사로 더 많은 가마 유적이 드러날 경우, 대가야 토기산업의 규모와 구조를 실증적으로 설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장 공개를 마친 고령군 관계자는 “이번 발굴조사는 고령을 대가야 고고학의 중심으로 다시금 부각시킨 계기”라며 “향후 조사 범위를 확대하고, 학술적 고증을 거쳐 지역의 문화자산으로 체계적으로 정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