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소한 빵으로 마음을 녹여요
대한적십자사 서부봉사관에서 빵을 굽는,
빵, 빵 하는 김순옥씨를 만나다
#김순옥 #인터뷰 #달성군 #대한적십자 #희망풍차세대
https://blog.naver.com/bisul0826/223712620540
‘밥심으로 산다.’ 그게 무슨 뜻일까?
한국인의 주식은 밥으로 밥을 먹어야만 살아낼 수 있다. 밥이 삶의 원동력이라는 말이다.
하지만 오늘날 아침밥을 먹지 않는 사람이 많고, 다이어트를 위해 소식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학교에서도 학습능률을 위해 아침밥 먹기를 강조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침밥을 먹지 않고 등교하는 아이들이 많으며 설령 먹는다고 하더라도 밥을 대신해 간단하게 먹는 이들이 증가하고 있다. 시대가 변하면서 식습관도 변하고 있음이다.
이번 지면에서는 빵을 만들어 봉사하는 대한적십자 달성지구 김순옥 봉사자를 만나기 위해 빵 굽는 장소인 대한적십자사 대구지사 서부봉사관을 찾았다.
빵 굽는 현장에는 열다섯 명의 봉사자들이 위생모를 쓰고 마스크를 한 채 각자 맡은 분야에서 말없이 일하고 있었다.
여러 봉사자를 만났지만 빵 굽는 작업을 하는 분은 처음인 듯합니다. 어떻게 빵을 굽게 되었습니까?
▶봉사한다고 인터뷰까지 할 정도는 아닌데 부끄럽습니다. 저는 대한적십자 달성지구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봉사의 시작은 제가 사는 주민들을 위해 부녀회장으로 활동하면서였던 것 같습니다. 그 일을 맡으면서 자연스럽게 많은 분을 만나게 되었고, 농협 주부대학에서도 역할을 맡아 봉사를 했습니다. 물이 흘러가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봉사를 하면서 그 당시 적십자회장이었던 장종자 회장을 만나 회원으로 가입해 활동하게 되었습니다.
경륜이 쌓이면서 적십자회장이라는 소임을 맡게 되었고 두 번의 연임으로 6년간 단체를 이끌었습니다. 그때 회장을 하면서 빵 굽는 코디 교육을 받았습니다. 처음 우리 달성군 지구에서는 10여 명이 교육을 받았는데 중간에 다들 포기하고 지금은 세 사람이 남아 꾸준히 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강사님의 지도하에 빵을 만들었는데 지금은 자체 내에서 자격증을 따서 강사 없이 봉사원들끼리 빵을 만듭니다. 17명의 코디네이터가 있는데 빵을 구울 때마다 8개의 구·군에서 나누어 1일 7~8명이 봉사에 참석하고 후원단체에서도 몇 사람이 참석하니 작업장에는 평균 15여 명이 있습니다. 이곳 봉사관에 오셔서 많이 기다리신 걸로 아는데 아시다시피 빵 굽는 봉사는 일반 봉사와 달리 먹거리이기 때문에 특히 청결 유지에 신경을 많이 쓰기 때문에 외부인들이 작업장에 들어올 수 없습니다. 새로운 봉사자가 제빵 봉사에 참여하고 싶다고 해서 들어올 수도 없으며 코디네이터 교육이 있을 때 받아야만 참여할 수 있습니다.
주로 어떤 빵을 만드는지 말씀해 주십시오.
▶일일이 열거하긴 어렵고 후원단체에서 원하는 빵을 만듭니다. 어떤 후원단체는 팥빵을 주문하고 어떤 후원단체는 카스테라를 주문하기도 하는데 지금껏 만든 빵의 종류가 대략 30~40종류가 됩니다. 저도 처음에는 이렇게 종류가 많을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습니다. 카스테라를 비롯해 식빵, 소보로빵, 팥빵, 계란빵, 크림빵 등등
오늘 만든 빵은 카스테라로 ‘하나금융그룹 가족사랑봉사단’에서 사랑의 빵 나눔을 달서구에 있는 희망풍차세대에 갖다 드리기로 해 550개를 만들었습니다.
빵을 만들면서 보람 있었거나 힘든 점이 있었다면 말씀해 주십시오.
▶메뉴를 개발하면서 빵을 만들다 보니 앞서 말씀드린 대로 30~40종류가 되었습니다. 새로운 메뉴를 개발할 때 힘듭니다. 원하는 맛이 나오기까지 반복하는 일이 힘듭니다.
그리고 빵을 만들 때마다 조금씩 차이가 나지만 평균 6시간이 소요되는데 그 시간까지 서서 일합니다. 처음에는 재미있어 힘든 줄도 모르고 했는데 세월 앞에 장사가 없다고 하듯 지금은 장시간 동안 서 있는 게 힘듭니다. 저도 모르게 자면서 끙끙 앓은 적이 있었습니다. 가족들이 힘들면 그만하라고 합니다. 가족들이 그만하라면 그게 듣기 싫어 툴툴 털고 작업장으로 향하곤 했습니다. 사람 마음이 다르지 않듯 다른 봉사자들도 저처럼 힘들었을 겁니다. 그래서 서로서로 힘이 되어주고 즐겁게 일합니다.
제빵 봉사를 한 지 15년 정도 되었으니 적은 세월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제빵은 무엇보다 정확한 계량 수치가 중요합니다. 처음에는 일일이 저울에 올렸다가 내렸다가를 반복했는데 지금은 눈으로 봐도 그 수치가 대충 맞습니다. 그만큼 경력이 쌓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만드는 과정을 소개한다면?
▶네. 제가 맡은 분야는 오븐 담당입니다. 아차! 하는 순간에 타니까 신경을 써야 합니다. 맡은 분야라고 해서 다른 분야에 대해서는 모르겠거니 하겠지만 모든 분야를 다 알아야 합니다.
빵은 어느 빵이든 만드는 방법이 비슷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먼저 계량 작업을 합니다. 많은 양의 빵을 만들어야 하니 수치가 정확해야 합니다. 욕심부려 조금 더 넣었다간 실패작이 됩니다.
반죽하고, 20여 분 발효시킨 후, 정확한 양을 계량하여 손으로 빵을 만들고, 2차 발효를 20분 하고 오븐에 넣습니다. 빵마다 오븐에서 굽는 시간이 다릅니다. 새로운 메뉴를 개발할 때 힘들었다고 말씀을 드린 것도 오븐에 넣은 후 시간 조절을 잘하지 못해 어려웠던 것도 그 이유 중 하나입니다.
빵이 나오면 에어컨으로 식혀 개별 포장을 합니다. 그래서 한겨울에도 빵을 만들 때는 에어컨을 켜야 합니다.
따뜻함이 그리운 계절에 에어컨을 켠다는 말에 몸이 움츠러들었다. 그렇게 만든 카스테라를 일정한 길이로 자르고 남은 꽁지를 맛볼 기회가 왔다. 제과점에서 파는 카스테라와 다르지 않았다. 입에 넣자마자 사르르 녹는 그 맛을 좋아하지 않을 수 없었다.
대한적십자에서는 ‘희망풍차세대’라고 한 달에 4회 밑반찬과 빵을 만들어 각 읍·면 단위로 60세대에게 후원 봉사하는데 김순옥 전 회장은 여기서도 활동하고 있다.
다른 봉사단체보다도 대한적십자에서 활동하는 봉사가 적지 않아 이 단체를 택했다는 김순옥씨의 봉사시간은 10,000시간이 되는데도 봉사 마일리지를 통해 혜택을 받는 사람들과 달리 한 번도 그 혜택을 받은 적이 없다고 한다.
순수 봉사활동을 통해 대구시장상, 달성군수상, 대한적십자사 총재상 등을 수상하였다.
봉사는 언제까지나 할 수 있는데 적십자 봉사는 77세까지 나이 제한을 두고 있다고 한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이렇듯 봉사하는 사람이야말로 어둠을 밝히는 촛불이 아닐까 싶다.
우남희 기자(Woo7959@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