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문화와 윤리도덕의 상징, 기로시연
현풍향교에서 수복강년을 기원하는 청려장 수여
현풍향교(전교 윤홍석)는 지난 11월 28일, 호텔 아젤리아에서 기로시연을 개최하였다. 기로시연이란 조선시대 예조(禮曹)의 주관 하에 나이 많은 문신들을 위로하고 예우하기 위하여 3월 상사일(上巳日)과 9월 중양절(重陽節)에 보제루(普濟樓)에서 기로연(耆老宴)을 베푼 잔치에서 유래하였다.
현풍향교에서는 관할 유림으로 사문진작(斯文振作)에 기여한 공적과 노고를 찬양하고 보답하는 의미로 올해 팔순이 되는 9분을 선정하여 수복강녕을 기원하는 뜻에서 몸에 지니고만 있어도 심장에 효과가 있다는 잎이 푸른 명아주의 줄기를 말려서 만든 지팡이인 청려장을 수여하였다.
이날 행사는 색소폰과 아코디언 연주에 이어 정지홍 시인이 초산(草山) 곽화순 원임전교의 축시 「기로연의」를 낭송하였다.
耆老宴儀(기로연의)
連坐宴筵溢友情 연좌연연일우정
(연회의 자리에 줄지어 앉았으니 우정이 넘치고)
世塵忘却自心淸 세진망각자심청
(세속을 잊어버리니 저절로 마음이 맑네)
綱常扶植儒林赫 강상부식유림혁
(삼강과 오륜이 뿌리내려 유림이 빛나고)
鄒魯儒風義理明 추로유풍의리명
(추로의 유풍이 전하니 의리가 밝았네)
挾冊開蒙修道就 협책개몽수도취
(책을 안고 어린아이 가르치고 도를 닦아 나아가고)
讀書悅樂學行成 독서열락학행성
(독서를 기뻐하고 즐거이 학문과 덕행을 이루었네)
擧觴吟詠婆娑裡 거상음영파사리
(술잔을 들고 시가를 읊으며 너울 너울춤을 추고)
襟抱笑花慶滿盈 금포소화경만영
(가슴에 웃음꽃이 피니 경사가 가득 차 넘치네)
2부 행사는 인기가수와 민속무용단의 축하 공연이 펼쳐졌으며, 팔순을 맞아 청려장을 받은 분을 포함한 많은 유림들이 식사와 함께 다과로 즐거움을 만끽하는 향연(饗宴)을 베풀었다.
윤홍석 전교는 인사말을 통해 “기로시연을 성황리에 행사할 수 있도록 아낌없이 지원해 주신 최재훈 군수님. 기관단체장님. 본향 유림 제현에 감사하고 팔순을 맞아 청려장을 받으신 분들께 축하와 수복강녕을 기원한다.”라고 하였으며,
최재훈 달성군수는 축사를 통해 “현풍향교 기로연 행사를 축하드린다. 달성의 전통문화 가치와 긍지를 일깨워 지역 발전에 이바지한 유림지도자들께 치하하고 감사하다” 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최재훈 달성군수. 군의회 서도원 의장. 달성군 윤영현 노인회장. 백상천 달성문화원장. 월남참전유공자회 임규원 지회장. 이상호 김상화 원임 전교. 곽기욱 유도회장. 하현순 여성유도회장. 최상국 청년유도회장 등 유림 100여 명이 참석하였다.
기로시연 행사를 통해 잊혀가는 우리의 전통 의례를 재현함으로써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전통문화와 윤리도덕에 대한 관심과 어른을 공경하는 사회 기풍이 조성되고 전통문화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조선시대 예조에서 주관한 기로연에 대한 기록을 보면 아래와 같다.
耆老侍宴儀(기로시연의)
朝廷每於三月上已九月重陽(조정매어삼월상이구월중양)。
設耆老宴於普濟樓(설기로연어보제루)。 又設耆英會於訓鍊院(우설기영회어훈련원)。 皆賜酒樂(개사주악)。 耆老宴則前御堂上往赴(기로연칙전어당상왕부)。 耆英會則宗宰年七十二品以上(기영회칙종재년칠십이품이상)。及正一品以上(급정일품이상)。
及經筵堂上往赴禮曹判書以諸事考察押宴(급경연당상왕부례조판서이제사고찰압연)。承旨亦承命而往(승지역승명이왕)。分耦投壺(분우투호)。不勝者取觶與勝者(부승자취치여승자)。揖而立飮(읍이립음)。奏樂章以侑之(주악장이유지)。遂開宴(수개연)。大張絲竹(대장사죽)。各以次而傳觴(각이차이전상)。必醉乃已(필취내이)。日暮扶携而出(일모부휴이출)。得與是會者(득여시회자)。人皆榮之(인개영지)。
(조정에서는 3월 상사일과 9월 중양절마다 보제루에서 기로연을 베풀고, 훈련원에서 기영회를 베풀고 모두 주악을 하사하였다. 기로연에는 전직 당상관이 가서 참례하고, 기영회에는 70세가 된 2품 이상의 종재와 정일품 이상 및 경연 당상이 가서 참례하였다. 예조 판서는 모든 일을 고찰하여 연회를 관리하고, 승지도 명을 받들어 간다. 편을 나누어 투호하여 이기지 못한 자는 술잔을 가져다가 이긴 사람에게 주고 읍하고 서서 마신다. 악장을 연주하고 술을 권하여 연회를 열고, 크게 음악을 연주하여 각각 차례로 술잔을 권하여 마시며, 반드시 취한 다음에야 끝낸다. 날이 저물어 서로 부축하여 나오니, 이 회에 참석하게 된 사람들은 모두 영광으로 여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