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 생애 첫 배낭여행 – 나는 자유인이다! > (2006.11.7. 맑음+바람 강)
2006년 11월 7일 화요일 8시 반, 집을 나섰다. 야호~ 드디어 여행 시작이다~!
동대구역에서 경주행 기차를 탔다. 하양역과 영천역을 지나니 논밭에 벼가 거의 베어져 있다. 간혹 지금 베는 콤바인도 보인다. 밖에는 차가운 바람이 부는데 차창 안에는 따사로운 햇살이 눈부시기만 하다. 아래 지역으로 갈수록 황금들판을 볼 수 있겠지? 벼농사 수확 기간이 끝나기 전에 농부와 일을 해봤으면 좋겠다.
지역 사람들과 교류하는 것은 그곳을 알 수 있는 좋은 길이다. 사람과 산물을 살펴보리라. 되도록 많은 경험을 해보자! 여행 첫 날의 설레임~ 아, 청춘이여!
10시 45분, 경주 도착. 불국사에 어떻게 가면 좋을지 택시기사 아저씨에게 물으니, 오히려 버스를 타라고 친절하게 가르쳐주신다. 버스 안 옆에 있는 분의 자세한 설명을 듣고 11시 반 불국사에 도착했다. 입구부터 초등학생이 많았다. 여기 저기에 일본말이 들린다. 일본 학생이 많이 왔나보다.

불국사 가을 단풍
우와~ 단풍 끝내준다! 고풍스러운 분위기에 전통이 느껴지는 경주 불국사다. 옥천수도 맛 좋다. 학창시절 경주를 가보지 못해서 언제 꼭 한 번 가보고 싶었다. 그래서 여행 1번지로 경주가 된 것이다.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에서 인상 깊었던 석가탑, 석굴암을 드디어 내 눈으로 보게 되는구나.

다보탑

한 마리뿐인 사자
경내로 들어서니 다보탑과 석가탑은 가까운 거리에 우뚝 솟아 있었다. 다보탑은 화려한 장식에 사자 네 마리 중 한 마리가 남아 다보탑을 지키고 있었다. 석가탑을 올려다 본 순간 장엄하고 기품이 느껴졌다. 하지만 밑 부분을 보니 안타까웠다.
둘 다 쓸쓸함을 풍겼지만 천 년 인생만큼이나 관록이 느껴졌다.

기품있는 석가탑

하지만 쓸쓸한 기단
대웅전은 그리 넓지 않았다. 나머지 무슨 전, 무슨 전 다 비슷해보였고, 특히 관세음보살을 좋아하게 되었다. 그 인자함이란.. 중생을 위하는 마음이 느껴지는 듯하다.
이제 석굴암으로 가자. 버스로 15분, 걸어서 50분 정도 걸린다고 해서 걸어서 가보기로 했다. 가는 길에 길도 물을 겸해서 어묵 파는 할머니께 어묵을 사 먹는데 대뜸 막걸리 한 잔을 주신다. 옆에 있는 동료 할머니한테도 "막걸리 한 잔 할껴?"하니 "우째 먹노?"라고 말한다. 그러더니 "찌랄, "먹을껴?" 하면 "오냐 묵자!" 해야제, 우째가 뭐꼬?!"라며 화를 내셨다. 웃음이 나왔다. 경주 사람은 순박하고 솔직한 성격인 것 같다.

팔키로에 팔키로
석굴암 가는 길을 나는 어리석게도 차로 다니는 구불구불한 길로 갔다. 뒤늦게 안 사실은 걸어서 50분은 산행길을 말한 것이었다. 나는 무식하게도 8km 도로를 8kg 배낭 메고 갔다. 정말 힘들었다.. 올라오면서 "내가 왜 그랬지?"라고 되뇌었다.. 오르막길을 1시간 40분이나 걷다 보니, 발바닥은 걸을 수 없을 정도로 아파오고 다리도 댕겼다. 나중에는 오기로 걸었다. 가도 가도 끝이 보이지 않는 뱀의 또아리 같은 길이었다.
으 지겨워~ 아예 산을 가로질러 타 넘고 싶은 심정이었다.

토함산 정상- 경주가 한 눈에 보인다.
2시 40분, 드디어 도착.. 강한 바람이 나를 맞이한다. 아래에는 경주가 한 눈에 보인다.
매서운 강풍이 내가 올라서는 걸 막아서듯 모자를 휙 날려버린다. 토함산 745m.

석굴암
관광산업이라지만 4천원씩이나 내고 들어가는 건 너무하다. 볼 것은 석굴암 달랑 하나, 그것도 옛날의 으리한 규모는 사라지고 좁은 공간 안에서 창으로 건너볼 수밖에 없었다. 허나 그 인자함은 충분히 느낄 수가 있었다..
산길로 내려오니 불국사가 바로 옆이다. 으이구~ 그러게 좀 살피면서 다니지. 경주 시내로 와서 저녁을 먹으러 이리저리 돌아다니다. 성동시장에 들러 "경주에 유명한 음식이 뭐예요?"라고 물으니 없단다. 헐.. 그래서 명동돈가스를 먹었다. 시내에는 고등학생만 보이고 한산했다.
하룻밤 묵으러 찜질방을 찾는데 오늘 발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시내 세 곳 중, 첫 번째 찾아가니 없어졌다 하고, 두 번째 겨우 찾아가니 또 없어졌단다. 발 상태가 지금 정상이 아니다. 억지로 걸어 걸어서 드디어 마지막 찜질방을 찾았다. "스카이 스포렉스" 찜질방. 오, 나의 오아시스여! 찜질방 처음 와 봤는데 목욕도 할 수 있고, 인터넷도 되고, 밥도 먹을 수 있고, 잘 수도 있으니 여행 맞춤형 저렴한 숙소다.
오늘 주몽 보고 자야지~ 히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