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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이 살아 숨 쉬는 공간, 박달예술인촌

등록일 2011년12월23일 10시11분

예술이 살아 숨 쉬는 공간, 박달예술인촌

다사에 예술가들이 모여 지내는 곳이 있다. 다사체육공원에서 서재 방향으로 조금만 가면 폐교(前 달천초등학교)가 보인다. 밖에서 볼 때 뚜렷한 안내판이 없어 그냥 지나칠 수 있는데, 이곳은 예술가들이 모여 작업을 하는 박달예술인촌이다.

12월 21일 오후 학교에 들어서니 철로 만든 꽃, 사람모양 등의 조형물이 운동장 곳곳에 세워져 있다. 운동장 오른쪽 계단에는 돌로 조각한 얼굴상이 빼곡이 세상을 바라보고 있다. 아무것도 모르고 들어선 이는 이곳이 대체 뭐하는 곳인가 싶기도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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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화단에 인기척이 나서 가보니 한 사람이 뭔가를 만드는 듯 작업을 하고 있었다. 잠깐 구경해도 되냐고 물으니 기꺼이 환영해준다.

정문이 잠겨 있어서 뒤로 돌아가보니 ‘박달예술인촌’ 문이 열려 있어 방문객을 맞이하고 있었다. 먼저 오른쪽 구석에 있는 교실로 들어가봤다.  

그곳에는 흙으로 빚은 도자기 공예가 전시되어 있었다. 어둠침침한 가운데 창문 사이로 햇살이 들어와 토기들이 은은하게 일광욕을 하면서 세상에 나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구경하고 있는 사이에 어떤 사람이 들어왔다. 이은우 도예가이다. 이곳에서 작업도 하고 수강생을 위한 수업도 하고 있단다.

나와서 옆 교실로 가봤다. 그곳은 예술가들이 자신의 작품을 전시하는 곳이었다. 그림, 도예, 조각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작품이 많지는 않지만 조용하게 감상할 수 있는 공간이었다. 1년에 한 번 씩 전시회를 열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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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우 도예가는 아까 화단에서 작업을 하고 있던 분은 이곳 박달예술인촌의 촌장이라면서 옆 건물에 있는 촌장 작업실로 안내했다. 

촌장 작업실에는 무시무시한 공구가 많았다. 아마도 주로 뭔가 자르고 다듬는 작업을 하는가 보다. 곧 촌장이 들어와 작품실을 열어 보여 주었다. 대부분 돌로 얼굴을 조각한 상이 많았다. 운동장 계단에 있는 돌조각도 이분의 작품인가 보다. 돌로 얼굴을 조각하는 사연을 물으니, 전에 작품을 전시하면서 남은 해설 자료를 건네준다.

그 중 운동장에서 봤던 작품의 해설로 보이는 2005년 제5회 개인전 작가노트를 보면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한(恨) 많은 세월에 자연의 섭리에 따라 물길 속에서 흐르다 강변에 아무렇게나 버려진 듯 다듬어진 돌(주먹돌)은 형상과 표피는 우리 인간의 삶과 너무나 닮았다. 그것에 눈, 코, 잎을 표현한다. 눈 하나 없든, 코가 비틀어졌든, 입이 한쪽 떨어져 나간들 어떠냐! 나는 다만 그들의 내재한 생명을 일깨운다. 자연은 말이 없다, 그러나 우리를 향해 말하고 있다.’  

작품은 사전에 아무 지식없이 자신의 시각으로 바라보고 나서, 이처럼 작가의 작품 해설을 알고 나면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작품 감상은 자신의 상상력과 창의력을 키워주는 것 같다.

이어 촌장과 이은우 도예가와 차 한 잔 마시면서 이곳에 대한 얘기를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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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휘봉 촌장은 학교가 폐교되면서 교육청에 신청하여 99년부터 이곳에서 12년째 박달예술인촌을 열고 있다. 현재는 조각, 그림, 도예 분야의 예술가 10명이 함께 꾸려가고 있다. 작년에는 외국 예술가들과 함께 이곳에서 국제나무조각 전시회를 열었다고 한다. 평소에는 동네 총각들이 자주 놀러와서 고기도 구워먹고 가고, 주말에는 가족끼리 주변 먹거리 식당에 밥 먹으러 왔다가 호기심에 들르는 경우가 많단다.

“앞으로 안내판, 운동장 잔디, 주차장, 차 마시는 공간 등 차츰 차츰 다듬어 갈 계획입니다. 박달예술인촌이 지역 주민이 마음껏 오고 가면서 견문 학습도 되고 쉬어 갈 수 있는 하나의 문화공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가난한 예술가를 위해 대부료 없이 작품을 전시할 수 있는 공간도 만들고자 합니다. 여러 예술가와 주민의 많은 관심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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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 함께 하는 예술가는 여러 사람의 소개로 들어오는 경우가 많고, 원활한 단체생활을 위해 협조성에 주목하여 회원의 만장일치가 필요하다. 12월 27일부터는 두 달 동안 박달예술인촌에서 전시회를 가진다.(다사읍 달천리 306-1)

앞으로 실외 전시장, 실내 전시장을 잘 다듬어서 주민이 스스로 놀다 갈 수 있게끔 하고 싶다는 촌장의 바람이 이루어졌으면 좋겠다. 길을 나서면서 언제든지 놀러와서 작품도 구경하고 고기도 구워 먹으면서 작가들이랑 얘기 나누자는 박 촌장의 말이 귓가에 맴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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