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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스케치] 마천산

등록일 2011년10월18일 23시26분

[풍경스케치] 마천산

뭔가 마음이 정화될 필요가 있다고 느낄 때, 기사거리가 없어서 답답할 때면 농촌을 찾곤 한다. 맑은 공기로 머릿속까지 상쾌해지고 드넓게 펼쳐진 들판을 보노라면 속이 뻥 뚫린다. 오늘은 가을을 다사에서 제일 높은 곳에서 보고자 문양역 옆 마천산에 올랐다.

다사 중심지에서 문양으로 가는 방향은 큰 길 따라 가는 시끄러운 길이 있고, 샛길 언덕으로 가는 조용한 길이 있다. 이번에도 다사읍사무소와 한일유엔아이아파트 사이를 지나 언덕 길로 갔다. 가파른 오르막이지만 정상에서 바라보는 문양마을의 정겨운 풍경은 그 힘든 과정을 보상해주고도 남음이 있다. 덤으로 시원한 내리막 길도 있으니 얼마나 좋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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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추수기다. 새파랗던 것이 삶의 모든 것을 받아들이고 어느새 황금으로 변해 있었다.
 
문양역 주변에는 정자에서 담소와 낮잠을 즐기는 어르신들, 주차장에서 손님 맞을 준비를 하고 있는 빼곡한 식당 차량들, 손수 농작물을 길러 내다 파는 할머니들 등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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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천산 가는 길은 문양역 옆에 표지판 따라 터널을 통과하면 바로 오른쪽으로 나 있다. 앞에 할아버지 한 분과 중년 부부가 손 잡고 올라가고 있고, 위에서는 노부부가 내려오고 있다.
마천산은 야트막한 언덕처럼 낮고 나무가 듬성듬성 나 있다. 특징은 흙이 적토이고, 동글동글한 돌이 많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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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분 정도 오르니 쉼터가 나왔다. 바로 앞이 정상이라고 한다.


옆에 계신 할아버지께 나가는 길을 여쭈니, 내려가는 길이 세 갈래 있는데 왼쪽 문양역으로 돌아 나오는 길(2시간 이상), 오른쪽 배수지로 가는 길(1시간 정도), 다시 되돌아 가는 길이 있다고 설명해 주셨다.  

“마천산은 흙이 뻘겋고 돌이 동글하네요?”
“아마 아주 오래전에 이곳이 강이었다가 화산 활동으로 지형이 솟아올랐을 것 같아요. 강바닥이었다면 물살로 인해 돌들이 동글해지니까요. 앞에 낙동강도 있으니 그럴 가능성이 있어요.”
얘기를 듣고 보니 충분히 그럴 수 있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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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을 자주 오른다는 할아버지께 사람들이 마천산을 즐겨 찾는 이유를 여쭈니, 일단 지하철이 있어 오기가 편하고, 먹을거리 식당이 있어 함께 찾고, 산이 그리 높지 않아 적당하게 운동으로도 좋다고 하신다.

“그렇다면 사람은 기본적으로 왜 산을 찾을까요..?”
“산에 오면 마음이 편안해져요. 코로 맑은 공기를 들이쉬고, 녹색을 보며 눈이 쉬면서 마음도 쉬고 잡생각이 사라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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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그렇기도 하고, 새끼가 어미를 찾듯이 사람도 자연의 일부여서 저도 모르게 그 품이 그리워 산을 찾는게 아닐까.. 나도 의자에 앉아 눈을 감고 풀벌레 소리, 새소리, 바람소리를 들으며 잠시나마 고요한 시간을 함께 나눴다.

곧 마천산 정상 가기 전 올라가는 길과 옆으로 가는 길 두 갈래가 나왔다. - 어디로 갈 것인가? 올라가는 길은 분명 고지로 향하는 길인 것 같다. 옆으로 가는 길은 길이 있는지 없는지 모른다. 후자를 선택했다. 다시 되돌아 온다고 하더라도 미궁이 더 매력적이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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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 길은 내려가는 길이어서 다시 올라갔다. 정상은 생각보다 공간이 좁고 휑했다. 나무가 많아 주변 경치를 볼 수도 없었다. 아까 할아버지께서 그 쉼터에 오래 머무르는 이유를 이제야 알았다, 거기가 명당이었던 것이다.

내려가다가 조금 지칠 만하니까 갑자기 보물 같은 풍경이 나온다. 역시 위에서 바라보는 논밭과 마을 풍경은 더욱 아름답다. 멀리 산 주변을 보니 가을은 아직 덜 온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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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저 밑에서부터 “따다다다다...”하는 소리가 점점 가까이 들려온다. 이런, 오토바이 형제가 등장하셨다. 분명 저 둘 외에 이 산 속에 있는 모든 존재는 시끄러워 할 것이다. 하지만 그들의 입장에서 보니, 이런 험한 지형을 오토바이로 등정하려는 저들의 패기가 멋져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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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려가는 길이 곧 나올 줄 알았는데 나타날 기미가 보이지 않자, 은근슬쩍 ‘되돌아 갈까?’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미 먼 길을 와서 계속 가 보기로 했다. 그러자 금방 태양광 자동 전광판과 함께 이정표가 나타났다. 한 길로 쭉 가길 잘했단 생각이 든다. 

배수지 가는 방향으로 빠져 나왔다. 아스팔트 길을 따라 내려가니 왼쪽에 과수밭이 보이고 허수아비도 있다. 빛에 반짝반짝 거리고 바람에 날려 계속 움직인다. 좋은 허수아비다. 제3국의 논밭에는 새들의 공격으로 수확기에 많은 피해를 입는데, 저런 허수아비를 고용하면 얼마나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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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양 전철이 지나간다. 대구에서 유일하게 지상으로 다니는 지하철, 처음 탔을 때 갑자기 지상으로 나와서 깜짝 놀랐고 잠깐 동안 바깥 풍경을 보면서 신기했던 기억이 난다.. 

이제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야 할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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