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국장, 주머니 손 넣고 日 국장 '내려다봐'… "의도적 하대" 논란
자민당 내 '중국통' 부재·공명당 이탈로 소통 채널 '먹통'
"사죄하러 갔나" 내부 비판까지… 갈등 장기화 불가피
중국중앙(CC)TV 산하 소셜미디어(SNS) 계정인 위위안탄톈(玉淵潭天)은 18일 류진쑹 외교부 아주사장(아시아국장)과 가나이 마사아키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이 베이징에서 회담을 진행한 이후의 모습이 담긴 듯한 영상을 현지 SNS 웨이보에 게재했다. 해당 영상에는 중국과 일본 당국자의 상반된 행동이 담긴 모습이 눈에 띈다.(사진=위위안탄톈 웨이보 계정 갈무리). @뉴시스
[도쿄=더피플매거진]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사태' 관련 발언으로 촉발된 중일 간 갈등이 위험 수위를 넘나들고 있다. 일본 정부 내에서는 "대만 문제라는 호랑이의 꼬리를 밟았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와 함께 사태의 장기화를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19일 요미우리신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중국과의 국장급 협의에서도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자 관계 악화가 장기화될 것으로 보고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앞서 지난 7일 다카이치 총리가 국회에서 대만 유사시 일본의 개입 가능성을 시사하는 발언을 한 직후, 양국 관계는 급속도로 냉각됐다. 이를 수습하기 위해 가나이 마사아키 아시아대양주국장이 베이징을 방문해 19일 류진쑹 중국 외교부 아주사장(아시아국장)과 회담했으나, 양측은 기존 입장만 재확인한 채 빈손으로 헤어졌다.
특히 이날 회담 직후 공개된 영상이 일본 내 여론에 불을 지폈다. 중국 관영 CCTV 산하 소셜미디어 계정인 '위위안탄톈'이 공개한 영상에는 류 사장이 바지 주머니에 손을 넣은 채 가나이 국장을 내려다보며 무언가를 말하는 모습이 담겼다. 반면 가나이 국장은 고개를 숙인 채 묵묵히 듣는 듯한 모습이 포착됐다.
요미우리신문은 이를 두고 "중국이 일본 측을 불러 항의한 것을 연출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고 분석했다.
일본 외무성 간부는 이번 사태를 두고 "2012년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국유화 사태 이래 가장 격렬한 수준"이라며, 중국이 대만에 대한 압력 강화를 위해 일본을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문제는 일본 정부가 이 사태를 풀 마땅한 외교적 카드가 없다는 점이다. 아사히신문은 현재 일본 여당 내에 중국과 소통할 수 있는 '파이프'가 거의 끊긴 상태라고 지적했다.
과거 니카이 도시히로 전 간사장 같은 거물급 '중국통'이 현재 자민당 내에 부재한 데다, 전통적으로 중국과 우호 관계를 유지해 온 공명당마저 자민당 연립정권에서 이탈했기 때문이다. 공식 외교 라인이 막혔을 때 물밑 접촉을 시도할 별도의 채널이 사실상 전무한 셈이다.
일본 내부의 정치적 상황도 녹록지 않다. 가나이 국장의 방중 소식이 알려지자 자민당 내 강경 보수층에서는 "사죄하러 가는 것이냐"는 비판이 터져 나왔다.
다카이치 총리의 지지층 역시 중국에 대한 의연한 태도를 요구하고 있어, 일본 정부가 유화적인 제스처를 취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한 일본 정부 관계자는 "(중국에) 긴장 확대의 구실을 주지 않으면서 태도 변화를 이끌어내려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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