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초당(鼎鉉草堂) 팔경(八景)
정현초당(鼎鉉草堂)은 달성군 다사읍 매곡리에 존재하였다. 일암 김용호(一菴 金容鎬, 1853~1924) 선생이 정현초당 8경을 노래한 것이다. 김일암 선생은 다사읍 매곡리 출신으로 1919년 3·1운동 이후 유림들이 파리 강화회의에 한국의 독립을 호소하는 “유림단파리장서운동(儒林團파리長書運動)”에 참여한 인물 137명 중에 한 분이시기도 하다.
1경은 琴湖明月(금호명월)로써 금호의 밝은 달을 노래하였다.
琴湖夜精鏡如明(금호야정경여명): 밤 금호강은 깨끗한 거울과 같이 맑고
一碧天光四聖平(일벽천광사성평): 하늘빛은 온통 푸르러 사성(四聖)이 평온하네.
水晶宮裏龍無事(수정궁리용무사): 수정 궁궐에서 용이 평온하니
臥弄驢珠動閃輕(와롱려주동섬경): 누워 노는 당나귀의 방울이 가볍게 움직이네.
2경은 洛水歸帆(낙수귀범)으로 낙동강에 돌아오는 돛단배를 노래하였다.
洛水連天解纜歸(낙수연천해람귀): 하늘과 잇닿은 강에서 출범을 마치니
中江漁笛裂雲飛(중강어적렬운비): 강 가운데 어부의 피리소리에 구름이 흩어져 날아오르네.
蘭檣此去將何泊(난장차거장하박): 목란 돛대를 내리고 장차 어디에 머무를까
南浦芙蓉綠水衣(남포부용록수의): 남포(南浦)가 푸른 연꽃 옷을 입은 듯하네.
3경은 帽峰落照(모봉낙조)로써 모봉(帽峰)의 낙조이다. 모봉은 취모봉(醉帽峰)과 모암봉(帽巖峰) 혹은 죽곡산(竹谷山) 등으로 불린다.
金削芙蓉插帽峯(금삭부용삭모봉): 모봉을 쇠로 깎아 연꽃을 끼운 듯
丈人陽德氣能鍾(장인양덕기능종): 장인이 해의 기운으로 종을 만들었네.
如將回日看西立(여장회일간서립): 문득 서쪽에 해가 저무는 것을 보니
欹影烏沙意態慵(의영오사의태용): 오사모(烏紗帽)를 드리운 듯한 모습이라.
4경은 釜谷暮煙(부곡모연)으로 부곡 마을의 저녁연기를 노래하였다. 부곡은 현재 다사읍 부곡1리를 말한다.
釜形谷口生夕煙(부형곡구생석연): 가마골에 밥을 짓는 저녁연기가 피어나고
須伴雲霞度遠川(수반운하도원천): 먼 강에는 구름과 노을이 짝지여 건너오네.
嫋嫋纖纖成活格(요요섬섬성활격): 뭉게뭉게 곱게 피어오르는 연기가
歸山籠樹任風牽(귀산롱수임풍견): 바람에 이끌려 산속의 나무에 돌아드네.
5경은 鳳山疎雨(봉산수우)로써 봉산에 내리는 가랑비를 노래하였다. 봉산은 하빈면 봉촌1리에 있는 산이다. 봉산을 봉황산(鳳凰山)이라고도 한다.
梧桐窓外鳳凰山(오동창외봉황산): 오동나무창 밖의 봉황산에
甘雨纖纖乳世間(감우섬섬유세간): 가늘게 내리는 단비가 세상을 도우네.
童子驅牛歸路晩(동자구우귀로만): 소를 모는 아이가 해질녘에 돌아오고
西風短笛不勝閒(서풍단적불승한): 서풍의 피리소리에 한가로움을 만끽하네.
6경은 馬山閒雲(마산한운)으로써 마천산의 한가로운 구름을 노래하였다.
馬山自去自來雲(마산자거자래운): 마천산에 구름이 오락가락하니
於霧於霞不許羣(어무어하불허군): 안개와 구름을 구분하기 어렵구나.
南浦轟䨓何夜起(남포굉뢰하야기): 남포의 우렛소리는 어찌 밤에 일어나는가
從龍興雨偶然云(종용흥우우연운) :천둥을 따라 비가 내리는 것은 자연의 이치로다.
7경은 梅谷冷雪(매곡냉설)로 매곡에 내린 차가운 눈을 노래하였다. 매곡은 현재 다사중학교와 다사읍사무소, 주민자치센터가 있는 마을이다.
白玉堂前素練梅(백옥당전소련매): 백옥당(白玉堂) 앞 매화는 흰 비단 같이
一層加景六花開(일층가경육화개): 꽃이 한층 더 아름답게 피었구나.
願同天下諸寒士(원동천하제한사): 천하의 모든 가난한 선비들이 원하는 것은
煥進膠阿滿醉盃(환진교아만취배): 만취하여 언덕을 어지럽게 오르는 것이네.
8경은 蓮洞浮花(연동부화)로 연동의 연밭에 뜬 연꽃잎을 노래하였다. 연동은 다사읍 매곡리 연화마을이다.
矗矗亭亭出水花(촉촉정정출수화): 수면에 삐죽삐죽 솟은 연꽃이여
淸香浮動西鄰家(청향부동서린가): 서쪽 이웃 마을에 맑은 향기가 피어오르네.
隨風影錯金塘滿(수풍영착금당만): 바람 따라 얼크러진 금당에 가득하니
魚躍中央樂意多(어약중앙락의다): 물고기가 중앙에서 노래하듯 뛰어노네.
다사향토사연구회 소장 최원관